美정부 코로나19 대응 ‘지침’ 부재...유통업체들 주먹구구식 ‘각자도생’

입력 2020-04-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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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아마존 직원 체온 측정 및 마스크 장갑 제공...타깃, 체온 측정 안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에서 직원이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다. 애리조나/AP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거침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유통업체들이 불안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 차원의 통일된 안전지침 없이 업체들이 중구난방식 대응에 나서면서 오히려 공중보건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수백만 명의 직원 안전과 관련해 각자도생하고 있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직원 출근 시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원하는 경우 마스크와 장갑을 제공하고 있다. 타깃도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지만 체온은 따로 측정하지 않고 있다.

홈디포는 직원들에게 체온계를 제공해 자가 측정을 요청한 반면, 라이벌 업체인 로우스는 정반대 방침을 시행 중이다. 원하는 근로자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대신 체온계를 나눠주거나 측정은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제너럴과 달러트리는 직원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거나 체온을 측정하는 등의 조치가 아예 없다.

미국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정부 지침과 권고를 따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직원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CNN은 유통업계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통일된 방침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침이 부재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자체 방역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미 노동부 소속 산업안전보건국(OSHA)이 “근로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된 작업장의 업주는 마스크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지만 법적 의무 조항이 아닌 단순 권고 수준에 불과하다.

노동부 대변인은 “OSHA가 현장을 평가하고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있다”면서 “근로자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 지침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일관성이 결여된 정부 지침이 지속될 경우, 업계의 근로자 보호 노력을 저해하고 결국 공중 보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전히 수많은 미국인이 매일 매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레너드 마르쿠스 하버드공중보건대학 공동 책임자는 “연방 정부의 일관된 지침 없이 각 주, 도시 및 사업체가 각자도생하고 있다”면서 “전염병이 확산하는 시기에 일관성은 허점을 막고 확산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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