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책임져라”...미국서 對중국 소송 잇따라

입력 2020-04-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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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인공호흡기를 갖춘 임시 병원이 설치됐다. 뉴욕/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중국을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개인과 기업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건강 피해에 대해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 주와 네바다 주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초동 대응 지연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발원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로 알려졌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019년 12월 12일 코로나19 발병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으로부터 원인 불명의 폐렴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19일이 지난 12월 말이다.

중국 당국은 또 당초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한 해산물 시장 폐쇄는 올해 1월 1일이 돼서야 취해졌다.

지난 2월 3일 중국 지도부도 “대응 부족을 조속히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초동 대처 부족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같은 달 13일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공산당 서기를 경질했다.

이와 관련, WHO 헌장 국제 보건 규칙의 통보 의무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규칙은 공중 보건의 국제 비상사태가 우려되는 사항을 WHO에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24시간 이내라고 명시해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신고 후에도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2005년 개정을 통해 해당 규칙은 콜레라와 페스트, 황열 외에 신규 감염병 전반이 포함됐다. 2003년 세계적으로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 중국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중국의 배상 책임을 둘러싸고 유엔 국제법위원회(ILC)가 법전 편찬을 진행하고 있는 국제관습법 위배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ILC는 2001년에 채택된 조문 초안에서 “책임 있는 국가는 국제 불법 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완전한 배상 의무를 진다”고 명시했다. 지방 정부의 위법 행위도 국가에 배상 책임이 생긴다.

다만,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의 배상 가능성은 미지수다. 와세다대학의 반자이 히로유키 국제법 교수는 “원인과 피해의 인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제 보건 규칙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해도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한계”라고 말했다.

국가 책임을 둘러싼 논의는 사법이 아닌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많다. 코로나19 책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거친 설전을 보인 것도 향후 외교 샅바 싸움을 염두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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