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업계, 자금난에 줄줄이 무급휴직·칼바람

입력 2020-03-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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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스, 갭, 콜스 등 대형 유통업계 거의 전 매장 직원 대상 무급휴직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매장 문이 닫혀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후폭풍이 미국 대형 유통업계에 몰아치고 있다. 영업 중단 장기화로 현금이 바닥나면서 생존을 위한 긴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이시스, 갭, 콜스 등 미 대형 유통체인들이 잇따라 대규모 무급휴가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전체 직원 12만5000명 가운데 대다수가 이번 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551개의 백화점을 비롯해 블루밍데일스, 블루머큐리 등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메이시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8일부터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메이시스는 이날 “기본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인력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바나나리퍼블릭과 올드네이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갭도 미국과 캐나다 매장 직원 8만 명이 무급휴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 콜스도 전체 인력 12만2000명 중 8만5000명의 무급휴가 방침을 내놨다. 매장 및 유통센터 직원 대부분과 사무직 직원도 일부 포함됐다.

빅토리아시크릿을 소유하고 있는 엘브랜즈는 9만4000명에 달하는 거의 모든 매장 직원에 대해 내달 5일부터 무급휴가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주 미국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도 내달 5일부터 6주간 무급휴가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앤테일러 모회사인 아시나리테일은 모든 매장 직원과 사무직 직원 절반에 대해 임금 지급을 중단했다. 전체 직원의 90%에 해당하는 4만3000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면서다.

이달 초 미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대다수 유통업체들이 매장 문을 닫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최소 2주간 임금과 복지혜택을 그대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영업 재개 시기가 불확실해지자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일부 업체들은 유급휴가를 4월까지 연장했지만 현금 고갈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무급휴직 방침에 대해 마지막 자구책이라는 입장이다. 메이시스는 성명에서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중단과 고용 동결 등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엘브랜즈도 “빅토리아시크릿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고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제이 솔 UBS 유통 애널리스트는 “매출 감소가 계속되면 더 심각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면서 “많은 유통업체들이 무급휴가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게 됐다. 바이러스 감염 확산 이전부터 온라인 쇼핑 급증으로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지난해 미국 명품백화점 바니스뉴욕과 글로벌 의류업체 포에버21이 온라인 중심 소비 패턴 변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올해도 가구 유통체인 피어1과 스포츠용품 체인 모델스가 파산 수순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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