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유동성공급에 역외하락 반영수준, 주가급등대비 위험선호 아닌듯..추가 하락 제한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급락하면서 10여일만에 1230원을 밑돌았다. 미국 재정당국과 연준(Fed)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규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쏟아낸 것이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6% 가까이 급등하면 1700선을 회복했다.
수급적으로는 비드(달러매도)와 결제수요도 꾸준했다. 다만, 하단에서는 결제수요가 우위였던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유동성 앞에 장사 없다는 격언처럼 공격적인 유동성 풀기에 환시가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역외환율 급락을 반영한 수준에서 환율이 등락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과 같은 위험선호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여전히 반신반의한 분위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근본적 원인 해결이 없이는 언제든지 시장은 돌변할 수 있다고 봤다. 추가하락은 제한되는 가운데 현 수준이 오히려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원·달러는 당분간 1230원에서 12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원·달러가 하락한다해도 1200원은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235.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39.0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12.0원으로 9일 이후 13거래일째 10원 넘는 변동성을 이어갔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낙폭도 컸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30.0/1230.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5.35원 급락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가가 많이 오르고 리스크온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는 생각보다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 지난밤 ND(역외시장) 종가 수준에서 맴도는 정도였다. 실수요도 많았다. 결제업체 물량도 많았다. 실수요를 감안하면 원·달러는 1228원에서 1230원 레인지 정도에 그쳤다”며 “주식시장과 달리 환율시장쪽에서는 리스크 테이킹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리 처리하긴 했지만 분기말 관련 달러수요는 일부 있다. 유동성 앞에 장사 없다고 2조 달러를 푼다니 환율시장이 반박자 늦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좋지 않은 뉴스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주가는 7% 이상 빠질수 있고 환율도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환시에서는 아직 의심이 많은 분위기다. 펀더멘털상으로 원·달러는 1200원 이상은 오버다. (지금 상황이 진정되려면) 1200원 밑으로는 가야한다. 다만 이쯤이 저점이지 않나 싶다. 원·달러는 1230원에서 1250원 레인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대내외적으로 경기부양책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환율도 조정 움직임을 보인 분위기다. 이익실현 겸 손절도 나온 것 같다. 비드도 있었고, 스왑포인트가 빠져 있어 선물환 관련 결제수요도 있었다”며 “주가가 좀 더 반등한다면 원·달러도 좀 더 하락할 수 있겠다. 다만 그렇게 많이 하락할 것 같진 않다. 여전히 1200원은 지지선이 될 듯 싶다”고 말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0.02%) 오른 111.25엔을, 유로·달러는 0.0014달러(0.13%) 상승한 1.080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81위안(0.11%) 올라 7.088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4.79포인트(5.89%) 급등한 1704.76을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359억7800만원어치를 매도해 15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