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메신저 텔레그램, 미국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

입력 2020-03-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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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의 음란물 이용자들에게 대화방을 홍보하고, 후원금을 모집한 이른 바 'n번방' 사건에서 연락 수단으로 쓰인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이 해외에서도 수난을 겪고 있다.

25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역 담당 판사 P. 케빈 카스텔이 텔레그램에 대해 다음달 발행예정인 그램(GRAM) 토큰을 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텔레그램이 허용되지 않은 증권을 판매하는 것이 증명됐다"며 "일리가 있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EC는 2019년 10월 텔레그램을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한 바 있다.

텔레그램은 2018년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약 17억 달러(약 2조1046억 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도 적지 않은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SEC의 의해 제동이 걸렸다. SEC는 필요한 등록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모든 증권이 SEC 등록이 필요하다는 증권법을 어긴 불법행위라며 긴급조치 및 가처분 명령을 맨해튼 법원에 신청했다.

SEC는 텔레그램이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책임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텔레그램이 발행하는 그램이 증권에 해당하지만, 증권법이 요구하는 기업의 사업 현황, 재무 상태, 위험 요소 등을 투자자에게 적절히 고지하지 않았기에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다.

텔레그램은 전문성을 갖춘 공인 투자자에게만 판매한다는 조건이므로 SEC 등록이 없어도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SEC는 분배된 그램이 이후 비공인 일반투자자에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토큰 분배를 완료했어야 하지만, 텔레그램의 토큰 분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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