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에 2조 엔 투입·부채 상환과 채권 매입 등…주가 19% 가까이 폭등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날 4조5000억 엔(약 52조 원) 규모의 보유 자산을 매각해 자사주 매입이나 부채 상환, 채권 매입, 현금과 예금 잔고 확충 등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은 최대 2조 엔에 달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1년에 걸쳐 보유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발표한 최대 5000억 엔 자사주 매입에 이날 발표한 새로운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1년 안에 2조5000억 엔의 자사주를 사들이게 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소프트뱅크가 매각할 자산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 주식이나 일본 이동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지분을 꼽았다. 두 회사 모두 알짜배기 기업이다.
자산 매각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부채를 상환한다는 소식에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날 18.6% 폭등한 3187엔으로 마감했다.
손정의 회장은 자산 매각,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이번 자산 매각으로 소프트뱅크의 현금과 예금 등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다. 또 자사주 매입도 우리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우리의 사업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에 근거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회장의 이런 자신감과는 다르게 소프트뱅크는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타격을 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올 들어 지금까지 주가가 33% 폭락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조만간 등급이 강등될 것임을 시사하면서 지난 19일 소프트뱅크 주가는 17% 폭락해 1994년 도쿄증시 상장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세계적인 주가 폭락으로 소프트뱅크가 투자했던 기업들이 증시에서 휘청거리고 아직 상장하지 않은 투자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로 이익을 회수할 길이 불투명해지면서 소프트뱅크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치요시에셋매니지먼트의 아키노 미쓰시게 이사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회사인 이상 시세가 쌀 때 자산을 매입해 비쌀 때 파는 것이 본연의 모습이어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주가 단기 상승 효과만 거둘 것이다. 코로나19 종식 시기가 소프트뱅크 경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