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억누르니 6억 이하 서울 아파트 몸값 '쑥'

입력 2020-03-24 10:52수정 2020-03-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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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정부가 대출·세금 규제를 잇따라 쏟아내자 주택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6억 원 이하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6억 원 이하 아파트 몸값이 최근 크게 뛰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동양2차 아파트 전용면적 59.94㎡형은 지난 1일 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 사례(2018년 3억7800만 원에 거래)와 비교하면 2년 새 1억7200만 원이나 오른 것이다.

마포구 망원동 예지안파크뷰 전용 83.30㎡형도 지난 16일 5억7500만 원에 팔렸다. 이전 거래금액인 4억7500만 원 보다 1억 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양천구 신월동 신월2차보람쉬움 전용 59.43㎡형도 3억55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11일 4억 원에 팔리며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우디안1단지도 이전 거래보다 6000만 원 가량 오른 5억6000만 원에 이달 16일 팔렸다.

구로구 고척동 대우아파트 전용 59.96㎡형은 지난해 말 3억9750만 원에 팔렸으나 이달 14일 4억 6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천구 신월동 J공인 관계자도 "젊은 부부들이 대출이 가능한 규모 내에서 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워낙 규제가 세다보다 아무래도 규제가 덜한 저가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9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힌데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6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서울에서 총 1만5622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된 가운데 6억 원 이하가 8382건으로 전체 거래의 절반(52%)을 차지한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가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는데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지역도 확대하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 자체가 까다로워지고 있어 투자가치가 높지 않아도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아파트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할 경우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역시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택시장에서 추가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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