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가능성 열되 전략무기 개발 지속...미국 선택 주목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하면서 비루스(바이러스) 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에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대하여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연계해나가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도 밝혔다. 친서가 북미 정상 간 "특별하고도 굳건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잘 보여주는 실례"이며, 두 정상 간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대립관계처럼 그리 멀지 않으며 매우 훌륭하다"라고도 했다.
정치권은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북한이 전하는 메시지를 '미국의 변화를 전제로 한 대화가능성'으로 해석한다.
우선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닫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김여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높게 평가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방역 협조 의사'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원을 받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협력은 미국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북미 두 정상 간 관계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 관계발전에 이바지할 지는 미지수이며 낙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정상 간 친분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이 입장변화가 있어야 북미관계 진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전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여정은 북미 간에 "역학적으로" 평형이 유지되어야 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곧 북미가 힘으로 균형을 이뤄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난해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점에서도 북한이 새로운 ICBM을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특히 북측은 김 위원장이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는 보도에서도 "개발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무기체계들"을 언급하며 무기 개발이 계속되고 있음을 밝혔다.
이는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미국이 변화하면 대화에 나서거나 지원을 받을 의향은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전략무기 개발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코로나19를 매개로 한 트럼프의 친서가 북미 간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국의 선택에 달린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