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11년 전으로 후퇴한 증시

입력 2020-03-19 16:30수정 2020-03-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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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서킷ㆍ사이드카 발동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4~5%대 낙폭을 기록한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1,5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역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끝내 15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지수도 8년 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장을 종료했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3.56포인트(8.39%) 하락한 1457.57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에는 9.54% 떨어진 1439.43에 거래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09년 7월 17일 1440.10에 거래를 마친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가 홀로 621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3월 한 달 동안 9조5121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월간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대 순매도에 나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486억 원, 기관은 2887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했다. 특히 개인은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8조630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37억9200만 원 매수우위, 비차익거래 1814억7400만 원 매도우위로 총 1776억8200만 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업종이 14.62%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비금속광물(-13.85%), 종이목재(-13.75%), 의료정밀(-12.88%), 운수창고(-12.51%) 등 전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목록에서는 ‘국민주’ 삼성전자가 전날 대비 5.81%(2650원) 내린 4만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SK하이닉스(-5.61%), 삼성전자우(-6.71%), 삼성바이오로직스(-8.61%), NAVER(-1.37%), 셀트리온(-10.83%), LG화학(-12.14%) 등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상승 출발했던 코스닥 시장도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에 장을 종료하며 2001년 9월 12일(11.59%)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45포인트(3.39%) 오른 501.59에 장을 출발해 낙폭을 키워갔다. 장중 한때에는 13.52%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홀로 1722억 원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46억 원, 10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운송(-15.58%), 섬유ㆍ의류(-15.44%), 금속(-15.36%), 비금속(-15.30%) 등 모든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목록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7.74%), 에이치엘비(-5.16%), 펄어비스(-5.23%), 스튜디오드래곤(-6.24%), CJ ENM(-10.34%), 휴젤(-13.87%), 헬릭스미스(-6.01%), SK머티리얼즈(-13.28%) 등 대부분이 크게 내렸다. 다만 씨젠(13.51%)과 케이엠더블유(3.77%)는 상승 마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는 단 5거래일 만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모두 발동했다.

오후 12시 5분경 양대 시장 낙폭이 8% 이상에서 1분 이상 머물면서 한국거래소는 양 시장에 모든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20분간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또 이날 선물 가격 또한 요동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중단시켜 프로그램 매매 거래를 멈추는 사이드카도 오전 11시 5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2시 54분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발동했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하면서도 변동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시장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서 시작된 경기침체 위협은 거짓이 아닌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증시 급락과 부양 정책에 대한 실효성 의문 등에 휩싸여 주식시장은 과대 반응을 시작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낙폭 확대는 외환시장 영향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증가한 탓”이라며 “외국인 수급은 금융상황 경색이 짙어질 때 위협받아왔고, 순매도세가 약화하려면 유동성 경색 조짐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 상황은 금융위기 당시를 뛰어넘는 수준의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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