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산 팔아치운다”...글로벌 시장, 코로나19發 경기침체 공포에 또 ‘발작’

입력 2020-03-19 08:3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주요국 현금살포에도 다우지수, 2만선 붕괴…국제유가는 18년 만의 최저치

▲뉴욕증시 주요지수 이번 주 변동폭 추이. 파란색 나스닥지수(-11.9%)/검은색 다우지수(-14.2%).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과 유럽의 ‘현금살포’ 약발도 하루에 불과했다.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반짝 반등했던 글로벌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공포에 18일(현지시간) 또 다시 폭락했다. 시장은 현금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38.46포인트(6.30%) 폭락한 1만9898.9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31.09포인트(5.18%) 내린 2398.10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94포인트(4.70%) 내린 6989.84에 각각 장을 마쳤다. 장중 2300포인트 이상 밀리기도 했던 다우지수는 결국 201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2만선이 붕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17년 1월 19일의 1만9732포인트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또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 발동됐다. 최근 2주 사이 네 번째다.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대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4.05% 하락한 5080.58에, 프랑스 CAC40 지수는 5.94% 빠진 3754.84에, 독일 DAX 지수는 5.56% 내린 8441.71로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1조 달러(약 1240조 원) 규모 슈퍼 경기부양책도 코로나19에 의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특히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실업률이 최고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발언이 시장 공포를 부추겼다. 므누신 장관은 전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경제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실업률이 최고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부양책의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지만 경제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되면서 시장 불안이 고조됐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여행 및 이동제한, 휴교, 영업 제한 등 세계 곳곳의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수적인 여행을 제외한 캐나다와의 국경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자동차 기업들도 미국 내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PSA, 르노 등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유럽 전역에 걸쳐 35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20달러를 위협받는 선까지 폭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까지 더해지면서 끝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4.4%(6.58달러) 폭락한 배럴당 20.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WTI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도 13.4%(3.85달러) 미끄러진 배럴당 24.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도 맥을 못 췄다. 투자자들이 모든 자산을 팔아 현금화에 나서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 가격도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은 3.1%(47.90달러) 하락한 온스당 1477.9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2bp(bp=0.01%포인트) 급등한 1.226%로 지난달 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어떤 약발도 먹히지 않는 시장 혼란이 지속하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10%가량 상승한 85선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변동성지수(VIX)는 이미 지난 16일 82.69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80.74)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