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도 필요 없다, 믿을 건 달러 뿐...美제로금리에도 달러 맹위

입력 2020-03-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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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 반영한 달러 인덱스 1.66% 상승

▲3개월 유로-달러 및 엔-달러 간 베이시스 스와프 스프레드 추이. 출처 WS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두 차례 빅 컷(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으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달러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1.66% 상승한 99.612를 기록했다. 이날 유로와 파운드 가치는 달러 대비 1% 이상 하락했다. 지난주에도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가 6.5%, 멕시코 페소와 러시아 루블 가치는 각각 5%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는 와중에 달러 가치만 치솟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달러가 오르지 않았는데, 2월 말과 3월 초 이후 기류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증시가 대폭락하고 산유국 가격전쟁에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다 미국 국채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자금이 달러에 몰렸다. 코로나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이 돈이 되는 달러만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달러 확보에 나선 것도 달러 가치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연준이 세계 5개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는 등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지만 미국 밖 달러 조달 시장의 스트레스는 더 심해지고 있다.

3개월 유로-달러 간 베이시스 스와프 스프레드는 마이너스(-)1.10%포인트까지 벌어져 2012년 이후 가장 넓어졌다. 스프레드가 벌어졌다는 것은 은행이나 투자자들이 달러를 빌리는 비용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엔-달러 스와프에서도 스프레드는 비슷하게 확대됐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값은 추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았던 금값은 고공행진해 온스당 1700달러 선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자 금마저 투매해 현금화하면서 금값도 하락했다. 이날 금값은 6거래일 만에 올라 온스당 1525.8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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