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 영입 나선 해태제과…주총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 본격화

입력 2020-03-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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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해태제과식품이 주총을 앞두고 박기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해태제과가 금융권 전문가 영입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식품은 20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 승인의 건(사내이사 신정훈 중임의 건·사외이사 박기석 선임의 건)을 다룬다. 이번 안건 중 주목받는 내용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박기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은 오랜 기간 우리은행에 몸 담으며 리스크관리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통(通)으로 평가된다.

▲박기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

해태제과가 박기석 이사 영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회사 외형이 쪼그라들고 있다. 해태제과는 2014년 ‘허니버터칩’ 출시에 힘입어 2015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15.7% 증가한 7983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고, 국내 제과 시장의 침체 속에서 이후 출시된 제품들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해태제과의 매출액은 2016년 전년과 비슷한 7928억 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데 이어 2017년 7604억 원, 2018년 7254억 원, 지난해 6900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익성 저하도 문제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었던 2015년 468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해태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8%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189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230억원으로 개선되는가 싶더니 지난해 다시 100억원 대로 떨어졌다.

해태제과는 박 이사에 대해 “다년간 은행에 재직하며 금융업계에서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당사의 건전한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의 물적분할 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해태제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박 이사의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해태제과는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정훈 대표의 중임 건 또한 다룰 예정이다. 신 대표는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의 사위로 2008년부터 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다. 다만 허니버터칩 이후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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