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주식선물 폭락...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긴급 처방에 대한 실망감에 글로벌 시장이 또 패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밤 9시 대국민 TV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긴급 처방에도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 까닭이다.
다우지수 선물은 밤 10시 17분 현재 1032포인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P500과 나스닥100 선물도 크게 하락했다. 전날 다우지수는 직전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서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약세장에 진입했다.
아시아증시에서 12일 오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3.82포인트(5.17%) 폭락한 1만8412.24를 기록 중이고, 한국 코스피지수는 77.46포인트(4.05%) 떨어진 1830.81로 2016년 이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3.39% 빠진 2만4374.79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3% 내린 2919.99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TV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에서 14일간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과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지원 등이 핵심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TV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모든 여행을 앞으로 30일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트럼프 정권이 내놓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조치 중 가장 광범위한 조치가 된다. 여행 금지 대상에 영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 이란에서 14일 간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으며, 유럽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유럽에서의 여행 금지는 13일 심야부터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기 부양책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의회에 500억 달러의 예산 편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자본과 유동성을 제공하고, 이들이 저금리 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중소기업청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환자와 병원 종사자들을 위해 긴급 금융지원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과 기업의 세금을 현행 기한인 4월 15일에서 연장하는 조치 외에 병가나 자택 대기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급여 지원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금 납부 기한 연장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발표는 경제 성장 둔화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적 대응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스캇 렌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소비지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밖에서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부정적인 결과”라며 “11년 간의 초장기 국면을 견인해온 건 소비자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