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위기 직면한 이탈리아...경기 부양자금 10조 긴급 투입

입력 2020-03-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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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침체 가능성 커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한 갤러리를 걸어가고 있다. 밀라노/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가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을 긴급 투입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 진작을 위해 75억 유로(약 9조9222억 원)를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편성에서 두 배 늘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및 가계 지원 등을 위해 36억 유로의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었으나 피해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에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날 현재 집계된 누적 확진자는 3858명으로 중국,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148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코로나 확산이 북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경제 충격파를 키웠다. 롬바르디아, 베네토, 에밀리아로마냐주(州) 등 북부 지역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탈리아 GDP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치명타를 입었다. 유명 관광지 주변 상점과 공연장 등의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주 이들 3개 지역의 레스토랑 매출이 평소보다 70~90% 감소했다는 집계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이 내달까지 지속될 경우 이탈리아 전역에서 약 40억 유로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다른 산업분야로의 연쇄 충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이탈리아가 올해 1∼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침체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탈리아의 산업분석전문기관 ‘프로메타이아’는 GDP가 지난해 4분기 0.3%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같은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면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 정부가 경기 부양 자금을 집행하려면 의회와 유럽연합(EU)의 승인이 필요하다. 추경 예산 편성으로 올해 재정적자 목표가 기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2.2%에서 2.5%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높은 재정적자 규모를 우려하는 EU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이탈리아의 경기침체 여파가 EU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탈리아 경제 규모는 EU에서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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