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6000억 쏟아부은 블룸버그 초라한 퇴장...‘슈퍼화요일’ 벽 못 넘고 중도 하차

입력 2020-03-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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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슈퍼화요일’ 경선 치러진 14개 주에서 한 곳도 승리 못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화요일’ 경선 하루 만에 미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돈도 무력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민주당의 ‘슈퍼화요일’ 경선 하루 만에 쓸쓸하게 퇴장했다. 지난해 11월 24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 101일 만이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대선 레이스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슈퍼화요일’ 경선이 치러진 14개 주 가운데 블룸버그 전 시장은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미국령 사모아에서 승리 소식이 전해지 했지만 주(州)가 아닌 데다 대선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곳이 아니어서 의미가 없다.

블룸버그가 슈퍼화요일에서 화려한 데뷔를 노려왔던 만큼 전의를 상실할 정도의 초라한 성적표다. 블룸버그는 초반 4개 주 경선을 건너 뛰고 슈퍼화요일로 직행했다. 지금까지 광고비로만 5억6000만 달러(약 6600억 원)를 쏟아부었는데 그 중 14개 주에 쓴 돈만 2억3400만에 달한다. 다른 민주당 주자들의 10배 이상을 썼다. 그러나 결국 슈퍼화요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기 퇴장하는 길을 택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건 가능성이 제일 큰 후보 뒤에서 뭉치는 데서 시작한다고 언제나 믿어왔다”면서 “어제의 투표로 그 후보는 내 친구이자 위대한 미국인인 조 바이든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중도층 표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중도층이 결집해 바이든의 손을 들어줬다. 중도 성향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경선 레이스를 중단, 바이든 지지로 돌아선 것도 블룸버그에게 타격이 됐다. 바이든은 14개 주 중 텍사스 등 10곳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대승을 거뒀다. 초반 경선 참패로 궁지에 몰렸던 바이든은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부활 신호탄을 쏘더니 슈퍼화요일에서 대세 주자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블룸버그의 패색은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TV토론에서 조금씩 짙어졌다. 당시 민주당 경쟁 후보들의 총공세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성차별 의혹으로 맹공한 데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의 등장을 경계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중도 하차 소식에 조롱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니 마이크가 대통령 경선을 그만뒀다”며 “이것은 그의 일생일대에 있어 가장 당혹스러운 최악의 경험이었다”고 악담했다.

한편, 블룸버그의 재산은 534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미국 부자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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