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경] 코로나19 대응, 11조7000억 '슈퍼 추경' 편성

입력 2020-03-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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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013년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방역 강화·피해 지원·소비 진작 집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2020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2차관, 홍남기 부총리, 안일환 예산실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1조7000억 원 규모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2009년(28조4000억 원), 2013년(17조3000억 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기존에 발표·시행된 대책의 소요재정을 합하면 16조 원에 육박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추경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이번 추경 사업은 코로나19 사태의 방역 및 피해극복, 민생안정과 관련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 중 특히 시급성, 집행 가능성, 한시성이라고 하는 3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추경 11조7000억 원은 세입경정 3조2000억 원과 세출추경 8조5000억 원으로 구성됐다. 규모가 유사했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추경의 경우 11조6000억 원 중 세출추경은 6조2000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추경은 앞서 시행된 예비비 지출(1조 원), 세제지원(1조7000억 원)에 이은 3단계 조치로, 선조치를 포함한 총규모는 15조8000억 원에 이른다.

분야별로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1000억 원), 코로나19 피해 의료기관 손실보상 및 격리자 생활지원비 지급(2조2000억 원) 등 방역체계 보강·고도화에 2조3000억 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융자 및 초저금리 대출(1조7000억 원), 소상공인 고용유지 지원 및 임대료 인하 유도(6000억 원), 코로나19 피해 점포·전통시장 지원 및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1000억 원) 등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에 2조4000억 원이 각각 쓰인다.

주요 사업으로는 음압병실 확충(120병실, 300억 원)과 음압구급차 구매(146대, 292억 원), 자가격리자에 대한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800억 원), 저임금 근로자 계속고용 영세사업장에 대한 임금 보조(5962억 원), 온누리상품권 5000억 원 추가 발행(690억 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추경은 △저소득층 소비쿠폰, 특별돌봄 쿠폰, 노인 일자리 바우처(2조4000억 원)와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 취업성공패키지, 두루누리 확대(6000억 원) 등 민생·고용안정 지원(총 3조 원)과 △지역고용 특별지원(1000억 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확대(2000억 원), 지방재정 보강(5000억 원) 등 지역경제 회복 지원(총 8000억 원)에 집중됐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 저소득층과 아동수당 수급자에 대해 지역사랑상품권 등 4개월분이 지급(각각 8506억 원, 1조539억 원)되며,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보수의 3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 시 20% 상당의 인센티브가 지원(1281억 원)된다.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시에는 구매가격의 10%(한도 30만 원)가 환급된다.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 3조 원 확대되고 국고 지원율도 8%로 두 배 상향(2400억 원)된다.

이번 추경 재원은 한국은행 잉여금 7000억 원과 기금 여유자금 7000억 원, 적자국채 발행 10조3000억 원으로 조달된다. 총수입이 본예산 대비 2조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총지출은 8조5000억 원 늘면서 연간 통합재정수지는 11조 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적자비율이 1.5%에서 2.1%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재정수지도 10조5000억 원 적자(GDP 대비 –4.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채무가 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를 기록할 전망이다. 예산안(39.8%)보다 1.4%포인트(P) 높은 수치다.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40% 달성이 1년 앞당겨지게 됐다.

홍 부총리는 “정부로서도 이와 같은 추경 대책을 마련하면서 재정적자나 국가채무 수준에 대한 우려도 함께 깊이 고민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러 가지 방역문제, 피해극복 지원 문제, 또 경기를 최소한 떠받쳐야 하는 문제 등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추가적인 적자국채에 기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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