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무덤’ 된 증시…반대매매 시한폭탄 터지나

입력 2020-02-28 17:15수정 2020-03-0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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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하락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은 만큼 증시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조71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초 5조1000억 원대를 유지했지만, 24일 5조9100억 원으로 올해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테마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가 호황일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락장이 이어질 경우 단기 악재로 여겨진다.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하락해 주식 평가액이 증거금 밑으로 떨어질 때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해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청산 절차를 의미한다.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반대매매 주식수와 매도가가 정해진다. 이에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의 손실이 커지고 증시도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실제 이번주 초부터 증권사 지점 사이에서 담보부족 계좌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는 신용거래를 사용한 고객계좌에서 2회차 담보비율 부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담보비율 부족 3영업일에 강제로 주식을 매도한다.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28일에만 담보부족 계좌수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통상 지수가 1% 정도 하락하는 시장에서 나오는 담보부족 계좌수와 비교하면, 이보다 다섯 배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 시장이 하락할 경우, 현금 상황이 좋지 않은 신용계좌 중심으로 반대매매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잔고 비중이 높은 기업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8일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덱스터(13.43%)다. 이어 우수AMS(11.87%), 키이스트(11.62%), 브이티지엠피(11.38%), 중앙백신(11.12%), 제일바이오(10.57%)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비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향후 시장 하락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대다수가 비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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