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재선가도 빨간불 트럼프, 시장 불안 진화 안간힘…코로나 대응 책임자에 펜스 부통령 임명

입력 2020-02-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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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방문서 복귀하자 마자 기자회견…뉴욕 증시 폭락에 격노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복병으로 튀어나오면서 그동안 치적 중 하나로 내세워온 증시 강세장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장 혼란이 계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강경한 코로나19 대응책을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대부분은 미국 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그는 “미국민의 코로나19 위험에 대해 여행 제한 및 격리 등 미국의 초기 조치들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유행이든 매우 소규모든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뭐든 준비가 되어있다”며 “지금까지 한 모든 대책을 통해 미국민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 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24~25일 인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첫 공식 일정이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 폭락 등 경제적 타격으로 인해 자칫 자신의 재선 가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의 주식시장 호황을 자신의 주요 경제적 치적 중 하나로 내세워온 만큼 증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최근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보건당국의 대응에 불만이 커졌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도 나왔다. “미국에서도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인가가 문제” 등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하라고 경고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고들이 주식시장에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경고음’을 낸 것은 CDC뿐만이 아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상원 세출위원회 노동·보건·교육 소위 청문회에 참석해 “미국에서 앞으로 더 많은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식품의약국(FDA) 스티븐 한 국장도 “코로나19 발발이 미국 내 의료 공급망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개인 보호장비가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주식 시장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공포가 증폭됐다. 이날도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면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3.77포인트(0.46%) 하락했고,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82포인트(0.38%)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15.16포인트(0.17%) 겨우 올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도 위축된 시장 심리가 쉽사리 완화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코로나19 관련 상황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중국보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WP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첫 코로나19 감염환자가 나왔다고 보도하면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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