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두둑한 채권국’ 작년 순대외채권 사상 첫 5000억달러 돌파

입력 2020-0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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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외환보유액보다 많아 버퍼 역할 든든..외인 통안채투자에 단기외채 비중 7년만최고

지난해 순대외채권이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해 지갑 두둑한 채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 정부의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을 2년연속 웃돈 것으로 민간 외화자립도도 든든해진 셈이다.

반면,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단기물인 통화안정증권(통안채) 투자에 나서며 단기외채 비중은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말 국제투자대조표 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내국인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를 뺀 순국제투자(순대외금융자산) 규모는 전년말대비 648억달러 증가한 5009억달러(원화환산 579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증가폭을 요인별로 보면 실제 투자에 따른 거래요인이 550억달러, 주가나 채권금리·환율 변동등 비거래요인이 98억달러였다.

이는 같은기간 외환보유액 4088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2018년 처음으로 순국제투자(4361억6000만달러) 규모가 외환보유액(4037억달러)을 넘어선 이래 그 규모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대외금융자산은 1534억달러 증가한 1조6997억달러를 보였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886억달러 늘어나는데 그친 1조1988억달러였다.

최진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민간외화자립도로 불리는 순대외채권이 연말기준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민간의 투자다변화 및 수익률 추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본원소득수지나 배당 및 이자수입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외환보유액보다 많게 되면서 (위기시) 버퍼(충격흡수)로 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대외채권은 9476억달러로 전년말대비 288억달러 증가했다. 만기별로 보면 1년 미만 단기 대외채권은 18억달러 감소한 5721억달러를 보인 반면, 1년 이상 장기 대외채권은 306억달러 늘어난 3754억달러를 기록했다.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으로 계상하는 준비자산은 51억달러 늘어난 4088억달러였다.

통상 외채로 불리는 대외채무는 전년말보다 258억달러 늘어난 4670억달러를 보였다. 만기별로 보면 단기외채는 89억달러 증가한 1345억달러를, 장기외채는 169억달러 늘어난 3325억달러를 나타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란 대외금융자산 및 부채에서 직접투자 중 지분과 증권투자 중 펀드를 포함한 주식과 파생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 및 부채를 말한다.

(한국은행)
이에 따라 총대외채무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8.8%를, 준비자산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2.9%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12년 각각 31.1%, 38.8% 이후 최고치다.

이와 관련해 최 팀장과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과 건전성지표가 양호하다. 과거 위기시보다도 낮아 걱정을 안해도 되는 수준”이라며 “과거 위기시엔 예금취급기관들의 차입금이 늘었다. 반면 최근엔 외국인이 통안채를 주로 투자한 때문이다. 건전성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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