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법무부,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소송 항소 포기

▲미국 뉴욕에 있는 스프린트(위)와 T-모바일 매장에 각각 회사 로고가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사 합병에 맞서 13개 주와 워싱턴D.C. 법무부가 제기한 집단소송을 주도했던 뉴욕주가 항소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허용한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정밀한 분석 끝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신 모든 소비자가 최상의 가격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주 전역에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은 캘리포니아주와 더불어 합병을 차단하기 위한 소송전을 주도해왔다. 이들은 양사의 합병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지난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11일 합병 승인 판결을 내렸다. 주 법무부들이 항소를 제기하면 합병이 지연될 수 있다. 그러나 뉴욕이 이탈하면서 합병이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T-모바일과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모회사인 스프린트는 지난 2018년 4월 26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으나 미국 각 지방정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합병 반대 소송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왔던 뉴욕주가 이탈하면서 다른 주 법무부도 고소를 취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대변인은 “아직 우리는 여러 옵션을 리뷰하고 있다”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사는 주 정부 측이 더는 항소하지 않는다면 오는 4월 1일 합병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표명한 상태다.

아직 합병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이 완전히 걷혀진 것은 아니다. 양사는 소송과 별도로 캘리포니아주 ‘공공 유틸리티 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위원회는 오는 7월까지 이번 건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일정을 더 연기시킬 수 있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위원회가 합병이 마무리 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아예 금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에 있는 다른 지방법원은 여전히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