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혐의 임성근 1심 무죄…'사법농단' 연루 판사들 잇달아 무죄

입력 2020-02-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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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뉴시스)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재판개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관여행위는 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해 징계 사유 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관찰하더라도 피고인의 재판관여행위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없다”며 “오히려 지위,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직권남용죄의 형사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죄구성요건을 확장·해석하는 것이어서 이 또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돼 허용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임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청와대 입장이 반영되도록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재판과 관련해 선고 이후 등록된 판결문에서 양형이유를 수정한 혐의도 받는다. 또 프로야구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하려는 판단을 막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한편,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판사들에 대해 법원은 잇달아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3일 대법원에서 근무하던 2016년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특정 재판의 경과 등을 파악하는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이달 13일 검찰 수사 상황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ㆍ조의연ㆍ성창호 부장판사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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