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전파자’ 있었나…1월 열린 ‘싱가포르 콘퍼런스’ 의혹 커져

입력 2020-02-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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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 곳곳서 환자 나와…콘퍼런스 참가자로부터 속속 2차 감염

▲싱가포르에서 10일(현지시간) 여성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과 말레이시아, 유럽 3개국 등 총 5개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포르/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 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난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함께 싱가포르가 새로운 진원지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주말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새롭게 나타난 신종 코로나 환자들은 모두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한 영국인 남성으로부터 병이 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확진 환자가 확인된 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 이어 유럽 3개국에서도 지난달 싱가포르 콘퍼런스와 관련된 환자들이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패턴은 한 명의 감염자가 여러 사람에게 질병을 전염시키면서 전 세계로 병이 확산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당시와 비슷한 것이어서 ‘슈퍼 전파자’가 나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전날 자국 스키 리조트에 머물렀던 영국인 5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감염된 5명은 성인 4명에 9살 아동 1명이다. 이들은 프랑스 동부 오트사부아 지역의 ‘레콩타민몽주아 스키 리조트’에 있는 오두막 형태의 샬레에 같이 숙박했다가 영국 내 세 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남성인 세 번째 확진자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사례로, 바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문제의 콘퍼런스 참석자다. 그는 지난 1월 16~23일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나서 바로 같은 달 24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스키 리조트에 머물렀다가 같은 달 28일 영국으로 귀국했으며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세 번째 영국 환자로부터 감염된 사람들이 이날 새롭게 확인됐다. 프랑스와 스페인 보건당국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5명과 같은 리조트에 머물렀던 2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영국 국적과 스페인령 마요르카 출신이다. 결국 영국인 ‘3번 환자’로부터 지금까지 7명이 감염된 것이다.

한국에서 17번째와 19번째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온 환자들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동일한 행사에 참석하고 나서 병에 걸렸다. 유럽과 아시아에 지사들 둔 세계적인 가스분석기기 업체 영국 ‘세르보멕스(Servomex)’가 해당 콘퍼런스를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당시 행사에 싱가포르 지사 직원 15명을 포함해 각국에서 총 109명이 참석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추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말레이시아의 첫 자국민 환자로 판정 받은 41세의 한 남성도 싱가포르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한국인 확진자들과 콘퍼런스 기간에 뷔페 식사를 같이 했다.

이 말레이시아 환자에서도 2차 감염자가 잇따라 나왔다. 귀국하고 나서 설을 맞아 가족·친지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여동생(40)과 장모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 싱가포르 보건당국도 지난달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국민 15명 중 4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 7일 신종 코로나 보건경보 등급을 기존의 ‘옐로우(노랑)’에서 ‘오렌지’로 격상했다. 오렌지는 총 4단계 경보 등급 중 레드(빨강)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또 보건부는 이날 자국 내 환자 43명 중 22명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감염, 중국에서 유입된 환자 21명을 웃돌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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