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시대…車회사 '전동 스쿠터' 열전

입력 2020-02-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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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이용…빌트-인 방식으로 차에서 자동 충전

▲약속시간에 쫓겨 주차장에 대충 차를 던져놓고, 헐레벌떡 목적지까지 뛰어가던 기억이 있으신가. 이제 그럴 걱정도 조만간 사라진다. 이를 대비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가 속속 일반화되고 있으니…. (출처=인터미디어푸조)

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모빌리티(Mobility)’를 강조한다. 자동차에서 시작한 ‘이동성’을 완성하겠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재미와 가치, 감흥을 전달한다. 브랜드가 존재하고, 출력을 포함한 성능이 수치로 대변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우선해 ‘이동’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은 최초의 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변함이 없다.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름이 거창할 뿐, 최종 목적지까지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게 목표다.

▲일본 토요타는 '날으는 빗자루'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빗자루 모양의 스쿠터를 붙잡고 있으면 빗자루 밑에 달린 바퀴가 움직여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지난해 도쿄모터쇼 무대에 올라 신나게 'e-브룸'을 소개하는 아키오 토요타 회장. (사진제공=AP/연합뉴스)

◇목적지까지 남은 마지막 1마일(1.6㎞) 구간서 이용=최근에는 모빌리티 전략에 마침표를 찍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Last Mile) 모빌리티’가 관심을 끈다.

라스트 마일이란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직전 1마일을 의미한다.

도심 교통정체의 대부분이 최종 목적지 인근에서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로 목적지 인근까지 이동하고, 나머지 1마일의 짧은 거리는 개인형 이동수단을 타는 개념이다.

1인용이 대부분이고, 장기적으로 2인용도 구상하고 있다. 때문에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라고도 불린다.

도심 정체를 뚫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수직이착륙 비행체를 만드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지까지 편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일찍 도착하는 게 제1 목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대표적인 수단이 ‘전동 스쿠터’다. 작은 바퀴 위에 사람이 올라타고 손잡이로 방향을 바꾸는 형태다. 물론 크기가 작은 만큼 전동식이 대부분이다.

편의성을 확대하기 위해 타지 않고 보관할 때는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온다. 무엇보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개발했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크다.

완성차 메이커들이 속속 경쟁에 뛰어든, ‘메이커별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를 알아보자.

▲전동 스쿠터도 BMW가 만들면 다르다. 커다란 바퀴 덕에 안정적으로 달리고 주행감각도 경쟁 스쿠터를 앞지른다. 20kg에 달하는, 엄청나게 늘어난 무게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사진제공=BMW 모토라드)

◇BMW 모토라드 X2 시티 “나도 엄연한 BMW”=우람한 바이크를 생산하는 BMW 모토라드에서 만든다. 전동 스쿠터로 바라보기에 제법 커다란 바퀴가 인상적이다. 그만큼 주행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리튬-이온 방식의 408Wh 배터리를 갖춰 최고속도는 시속 25㎞에 달한다. 한번 완충하는 데 약 2시간이 걸리고 이때부터 최대 35㎞를 달릴 수 있다.

전동 스쿠터 가운데 단 바퀴 크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노면 진동을 걸러내는 능력이 뛰어나고 주행 안정감도 여느 전동 스쿠터를 크게 앞선다.

다만 욕심만큼 바퀴 크기를 키우고 배터리 능력을 확대하다가 무려 20㎏에 달하는 무게에 발목이 잡혔다. 여느 전동 스쿠터가 1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거구다. 유럽 현지에서 2800유로(약 350만 원)에 팔린다. 쉽게 들고 다닐 만한 크기와 무게는 아니다.

▲아우디는 전동 스쿠터에도 4개의 바퀴를 달았다. 폼 나게 달리고 싶지만 유럽 현지에서는 '삽자루 디자인'으로 폄훼 받기도 한다. (출처=아우디글로벌미디어)

◇아우디 e-트론 스쿠터 “삽자루 쥐고 고고씽”=아우디 전기차 라인업 ‘e-트론’의 영역이 전동 스쿠터까지 확장됐다.

네바퀴굴림 콰트로를 강조해온 브랜드답게 바퀴는 4개로 안정감 있게 달린다. 바퀴로 조향하기보다 주행 중 자이로센서가 운전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방향을 바꾼다.

BMW X2 시티보다 바퀴가 작아 안정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무게는 절반 수준인 12㎏에 못 미쳐 상대적으로 가볍다. 아우디는 향후 자사의 전기차에 e-트론 스쿠터를 옵션으로 얹을 계획이다. 올 연말 유럽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이고 가격은 약 2000유로 수준으로 알려졌다.

▲푸조는 "자동차는 전동 스쿠터든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고 다닐 때보다 들고 다닐 때 오히려 멋져 보이는 푸조 전동 스쿠터 '엠-크로' (출처=인터미디어푸조)

◇푸조 m-크로 “차든 스쿠터든 무조건 예뻐야 해”=푸조는 2016년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신형 3008을 공개하면서 트렁크에 수납할 수 있는 전동 스쿠터를 옵션으로 마련한 것이다.

스위스 업체인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와 공동으로 개발한 전동 스쿠터는 사실상 킥보드에 가깝게 디자인했다.

바퀴가 꽤 작은 편인데 그만큼 이동과 보관이 쉽다는 게 특징이다. 무게도 8.5㎏으로 목적지에 도달한 다음, 편하게 손으로 끌고 다닐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구동 방식은 뒷바퀴에 달린 ‘인 휠 모터(In-wheel Motor)’ 형식이다. 1회 충전으로 약 12㎞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시속은 25㎞ 수준이다.

푸조 전동 스쿠터 옵션을 선택할 경우 트렁크에 스쿠터를 고정할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도 달아준다. 물론 이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자연스레 충전도 가능하다. “곧 죽어도 예쁘고 개성 넘쳐야 한다”는 푸조의 브랜드 철학이 전동 스쿠터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전동 스쿠터의 장점은 휴대성이다. 차 안에 빌트-인 형태로 장착하고 충전도 가능하다. 7kg대 무게는 여성도 다루기 쉽다. 신차에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고 2021년부터 나온다. (사진제공=현대차)

◇가장 가볍고 휴대가 편한 현대차 아이오닉 스쿠터=현대자동차도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를 위해 전동 스쿠터를 내놨다.

친환경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한 ‘아이오닉’의 브랜드를 앞세운 전동 스쿠터다. ‘빌트인 타입’은 푸조의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전동 스쿠터를 지정된 수납공간에 장착하면 자동차의 전기를 활용해 자동으로 충전된다. 사용자는 목적지에서 충전된 전동 스쿠터를 꺼내 간편하게 타고 이동할 수 있다.

10.5Ah 수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고 1회 충전으로 약 20㎞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시속은 20㎞로 제한한다.

무엇보다 3단으로 접혀 휴대가 편하다. 무게는 7.7㎏으로 현재 동종 제품 중 가장 가볍다. 2021년부터 양산차에 옵션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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