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트코인 허위거래’ 혐의 업비트 운영진 1심 무죄

입력 2020-01-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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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계정을 만들어 거액의 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꾸미고 거짓 거래를 통해 15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상용 부장판사)는 3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전자기록등위작 등 혐의로 기소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41) 의장과 재무이사 남모(44) 씨, 퀀트팀장 김모(33)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7년 9~11월 업비트에 가짜 계정(ID8)을 개설하고 전산을 조작해 1221억 원 규모의 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꾸며 가짜 거래를 계속해 실제 회원들의 거래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송 의장 등이 가짜 계정으로 암호화폐 35종을 거래하면서 거래소 회원과 체결한 거래액은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ID8을 이용해 업비트 회원 2만6000명에게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던 1만1550개의 비트코인 1491억 원어치를 팔았다며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공판에서 두나무 측은 “ID8 계정은 자동주문 프로그램에 따라 주문한 것이고, 이 프로그램은 두나무가 전자지갑에 보관한 가상화폐 등과 회원에게 반환해야 할 가상화폐 수량을 확인한 뒤 남은 것에 대해 매도 주문을 하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업비트 데이터베이스에 나타난 두나무 보유 비트코인 수량과 순매도량을 비교해보면, 두나무는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로 거래에 참여했고 업비트 회원에게 반환해야 할 비트코인보다 적게 보유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ID8 계정에 입력한 가상화폐는 국내 거래소에는 상장되지 않았지만, 비트렉스 연동 시장에만 상장된 것이 다수 존재한다”며 “부정한 목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가상화폐를 매도하거나 유동성 공급을 위해 ID8 계정에 허위로 입력한다고 하면 국내 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업비트 회원과 거래할 수 없는 가상화폐까지 입력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업비트가 직접 가상화폐 거래에 참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현행 법령상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 참여 자체가 금지된다고 볼 수 없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 봐도 거래소가 거래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회원에게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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