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끝이 보인다…반도체 호조에 수출물량·소득교역조건 반등 ‘1년2개월 최고’

입력 2020-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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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미중 무역분쟁 완화 영향..설연휴·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상황 지켜봐야

우리 경제의 힘인 수출이 부진의 터널을 탈피할 조짐이다. 수출물량과 소득교역조건이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은 2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향후 먹거리를 위한 설비투자 부진도 탈출 목전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투자 등을 위한 기계 및 장비 수입물량지수가 1년2개월연속 하락했지만, 같은기간 감소폭은 가장 적었다.

(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물량기준 수출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한 116.50(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4월(2.2%) 이후 8개월만에 반등이며, 2018년 10월(23.7%)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특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14.9% 상승했다. 이 또한 작년 4월(4.1%) 이후 반등세로, 2018년 10월(20.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D램 가격 상승 기대에 대비한 재고축적 수요로 반도체 직접회로가 37.1%나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역시 2017년 2월(41.4%) 이후 2년10개월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이동전화기 부분품도 23.9% 증가했다.

기계 및 장비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요와 중국 투자 회복에 13.5% 올랐다. 이 또한 2018년 10월(44.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화학제품 또한 11.8% 상승했다. 일부 화장품에 대한 중국 등 아시아쪽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은 14.8% 하락했다. 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수요부진이 지속된 때문이다. 실제 12월 평균 두바이유는 전년동월보다 13.2% 급등한 배럴당 64.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0월 42.9%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한국은행)
수입지수는 4.8% 오른 116.54를 기록해 석달만에 반등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직접회로 증가와 반도체 내 개별소자 수요증가에 8.2% 올랐다. 운송장비는 작년 9월(37.2%) 이후 가장 큰 폭인 29.1% 급등했다. 이는 2018년 BMW 차량 화재발생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독일과 미국차 수입이 증가한 때문이다.

반면, 기계 및 장비는 2.2% 하락해 1년2개월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다만 같은기간 하락폭은 가장 작았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투자 부진이 계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가격을 반영한 금액지수를 보면 수출은 0.9% 하락한 109.77을 기록했다. 이는 1년1개월째 하락세다. 수입도 1.0% 떨어진 120.55로 8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각각 같은기간 하락폭으로는 가장 적었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6% 하락한 91.09를 기록했다. 이는 2년1개월연속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수출가격(-7.9%)이 수입가격(-5.5%)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4.9% 상승한 106.12를 보였다. 이는 2018년 10월(14.1%) 이후 처음으로 오른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했지만, 수출물량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2018년말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물량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면서 개선된 모습”이라면서도 “1월엔 설 연휴가 있다. 최근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벤트도 있다.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다만 이같은 상황들만 아니라면 괜찮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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