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주요 기업 실적 호조에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77포인트(0.03%) 하락한 2만9186.2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96포인트(0.03%) 오른 3321.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96포인트(0.14%) 상승한 9383.77에 각각 장을 마쳤다.
중국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는 이날도 지속됐다. 중국 보건 당국이 폐렴 확산 방지책을 공개했지만, 확산 우려가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우한시는 항공과 열차 등 운행을 중단하고 거주자들이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한시적인 봉쇄령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에도 확산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는 데는 중국 인접 지역은 물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폐렴 환자가 발생해서다. 미 워싱턴 주에 사는 남성이 첫 신종 코로나 진단을 받았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 발생한 데 대해 “완전히 잘 통제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중국 최대 황금 연휴인 ‘춘제’를 맞아 대규모 이동이 예상돼 어느 정도 확산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같이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우한 폐렴에 대한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은 23일로 연기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한편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S&P500 기업의 10% 이상이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이 중 75%가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을 기록했다.
IBM은 예상을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3.4%가량 올랐다. 애플 주가는 0.4%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테슬라도 4.1% 상승해 처음으로 시총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댄 루소 차이킨애널리틱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실적을 기업들이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3.6% 내린 채 마감했고 보잉 주가가 이날도 1.4%가량 하락했다. 에너지주도 0.8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