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법정 구속을 면했다. 법적 리스크로부터 한숨 돌린 신한금융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원 신한(One shinhan)'을 바탕으로 초일류 계획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경영 공백 우려를 떨친 만큼 '일류 신한' 로드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뢰, 개방성, 혁신 등을 통해 일류 신한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고객 중심으로 평가제도를 개편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리딩뱅크'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 KB금융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은 이후 2년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7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KB금융(3조3300억 원)보다 많다.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은 이후 연간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순이익도 3조6700억 원으로 KB금융(3조3200억 원)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보험ㆍ카드ㆍ부동산신탁 등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신한금융의 이익 변동성을 잡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남방 7개국에서 활발히 영업 중인 해외 지점들의 양호한 실적도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KB금융은 최근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자금조달, 인수 대금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합병에 성공한다면 40~50bp((bp=0.001%포인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ㆍ저금리로 영업환경이 위축돼 있기는 하지만, KB금융이 푸르덴셜을 인수하면 ROE는 0.4~0.5%, 주당순이익(EPS)은 4~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가 증익 효과와 시너지 창출은 합병 이후 경영진의 전략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