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체제 불만...고용 전망 불확실·계층간 임금 격차·부패 등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공공관계(PR) 회사인 에델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자본주의 체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28개국 3만4000명은 고용 전망 불확실성, 계층 간 임금 격차, 부패를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요인으로 지목했다.
응답자의 56%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득보다는 해가 된다고 답했다.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일부 선진국에서조차 이렇게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 미국 47%, 영국 53%, 프랑스 69%로 나타나 자본주의에 대한 높은 불신을 보여줬다.
전망도 잿빛이다. 응답자 상당수는 향후 5년간 현재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홍콩을 포함한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등 신흥국 사람들의 경우 생활 수준이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 수가 감소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는 상당했다. 응답자의 83%가 기술 발달로 인한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긱 이코노미는 임시직 위주로 돌아가는 경제를 말한다.
또 응답자의 60%는 기술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부 이해와 대처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완전 고용에 가까운 경제권에서도 신뢰가 하락했다. 이를 두고 리차드 에델만 에델만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거대한 신뢰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두려움이 희망을 뒤덮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시대에 믿을 만한 리더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정부 및 종교 지도자, 부자를 믿지 못한다고 답했다. 대신 과학자를 비롯한 전문가와 동료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한편 응답자의 92%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기업 CEO들이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서부터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개입을 기다리기보다 기업들이 적극 나서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사람들은 기업이 수익과 공동체의 이익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되 사회·윤리적인 책무를 등한시하지 말라는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