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ㆍ노무현 뒷조사’ 전직 국정원 간부들 항소심도 실형

입력 2020-0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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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공작비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뒷조사에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 (뉴시스)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특수공작비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 등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가정보원 간부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혐의로 기소된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대통령 비자금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 의혹 등을 추적하는 것은 국정원 고유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리 직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봤지만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라 국정원도 회계관리 직원인 것으로 판단해 1심 판결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국고에 납입될 성질의 돈을 정당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곳에 불법 사용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위”라며 “다만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한 것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국정원장은 회계관리 직원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달리 판단해 국고손실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 판단을 파기한 바 있다.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대북 업무 목적으로만 써야 할 대북공작금 10억 원 상당을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관련한 비위 정보 수집 등에 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국정원이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미국에 감춰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데이비드슨’이라는 작전명을 붙여 뒷조사에 나서고 국세청 등에도 공작비와 뇌물 등으로 5억 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연어’라는 작전명을 사용하며 이를 위해 8000여만 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또 국정원이 서울 시내의 한 특급 호텔 스위트룸을 빌리는 데 28억 원의 공작금을 쓴 혐의도 받았다. 이 스위트룸은 사실상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사적 용도로 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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