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작년 물가 상승률 54% ‘30년래 최고’...좌파 정권 출범하자마자 위기

입력 2020-01-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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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이후는 예상치 출처: 스태티스타

남미 2위 경제대국 아르헨티나가 살인적인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2019년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53.8% 오르며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48% 상승에 이어 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된 것이다. 이는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심화했던 2002년의 26%보다도 훨씬 높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고 물가상승률은 1976~1983년 독재 정권 당시의 84%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짐바브웨, 남수단, 수단 등과 함께 악명 높은 인플레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중남미에서는 장기 경제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물가가 높았다.

아르헨티나를 덮친 살인적인 물가는 작년 대선판까지 뒤흔들었다. 지난해 10월 27일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친시장주의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꺾고 당선했다. 4년 만에 이뤄진 좌파 정권의 귀환이었다.

당시 물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에 살림이 팍팍해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마크리 정권에 등을 돌렸다. 마크리 집권 동안 에너지, 교통 등 공공요금 보조금 삭감으로 물가 상승이 가속화했다. 페소 가치 하락도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다. 페소화는 2018년 초 이후 69%나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실패한 데다가 실업률도 10.6%까지 치솟았다.

전 정권의 실정을 발판 삼아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좌파 정권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와의 전쟁일 수밖에 없다. 페르난데스 정부는 부채 위기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선거 전부터 “지금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부채를 갚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자신이 집권하면 아르헨티나의 막대한 부채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과 다시 협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정부가 IMF의 지원을 받아 시행한 강도 높은 개혁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빚더미, 경제난을 남겼다고 판단해서다.

페르난데스는 또 소비를 통해 경제 성장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부채를 갚기 위해서라도 경제 성장이 우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취임 이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중소 규모 기업에 저금리 신용대출 확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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