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삼성맨 ‘지갑’…성과급 줄어들 듯

입력 2020-01-15 14:25수정 2020-01-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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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3년 연속 ‘연봉 50%’ 성과급 깨지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20' 개막일인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가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삼성전자가 올해는 대폭 줄어든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분기부터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성과급 개념의 OPI(초과이익분배금)을 이달 31일 지급할 예정이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1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어섰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것이다.

2017년과 2018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 2년 연속 연봉의 50%를 받은 반도체 부문은 올해 OPI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OPI 규모가 20%에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 반도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4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44조5700억 원)의 30%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OPI와 TAI(목표달성장려금)으로 구성된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실적을 토대로 차등 지급하며, 최대치는 월 기본급의 100%다.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반도체 사업부와 소비자가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최대치인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장비 등을 다루는 네트워크 사업부는 75%, 스마트폰 관련 무선 사업부는 50%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사업부와 무선 사업부의 OPI 규모도 다른 부서에 비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이 연봉의 20% 수준으로 성과급을 받게 되면, 네트워크와 무선 사업부는 이보다 더 적게 받을 수 있다.

작년과 재작년에 이례적으로 지급됐던 특별상여금도 올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기본급의 100~500%에 달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2018년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1분기 6조2300억 원, 2분기 6조6000억 원, 3분기 7조7800억 원으로 10조 원을 밑돌았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도 27조710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5년(영업이익 26조4100억 원) 수준이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의 반토막에 불과하다.

다행히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과 함께 작년 4분기부터 실적은 회복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매출 59조 원, 영업이익 7조100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6조5000억 원)를 훨씬 웃돈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투자를 미뤄왔던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제조업체들의 본격적인 5G 스마트폰 출시 또한 호재다. 스마트폰 사양이 높아질수록 필요로 하는 반도체 양 또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본격 회복과 5G 시장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다만, 사상 최대를 찍었던 2018년 실적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과급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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