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과 제조 부문 완전한 분리·이사회 구성원 변경 등…자사보다 부족한 르노와의 합병 꺼려
닛산 고위 경영진은 엔지니어링과 제조 부문의 완전한 분리, 닛산 이사회 구성원 변경 등 르노와의 잠재적인 분리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세웠으며 곤 전 회장의 극적인 탈출 이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곤 체제 아래 20년 가까이 지속됐던 르노·닛산 연합이 깨질 수 있다는 최신 신호라고 FT는 강조했다.
닛산이 결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사보다 덩치가 작은 르노에 항상 끌려다니는 것은 물론 합병 이야기까지 나오는 현 상황이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르노·닛산 연합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1000만 대에 달하지만 많은 닛산 고위층은 르노가 자사 발목을 잡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판매 감소와 전기차 등 차세대 기술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양사가 완전히 갈라서면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FT는 지적했다.
특히 닛산의 분리 움직임은 경쟁사들이 어떻게든 손을 잡아 덩치를 키우려는 업계 상황과도 대조된다.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과 PSA가 합병을 진행 중이며 폭스바겐과 포드도 자체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
닛산이 르노와 결별하기는 절대 쉽지 않다. 르노는 닛산 지분 43.4%를,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르노와 르노 최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양사가 지금처럼 어중간한 연합 관계가 아니라 합병하기를 원하고 있다.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수주 안에 양사 연합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 양사의 구매·조달 기능은 완전히 통합된 상태이며 닛산이 출시할 신차종 일부는 르노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