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서 무력충돌 대신 추가 제재 초점

입력 2020-01-0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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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 고조시킬 보복 공격에 신중한 자세…핵합의 새로운 틀 구축 호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이 미군 주둔 이라크 기지 2곳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무력충돌 대신 추가 제재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동 지역의 일촉즉발 전면전 위기가 일단 완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기지 2곳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것에 대해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TV연설에서 미군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는 대신 추가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이란 정권의 전날 공격에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 모든 병사는 안전하고 군 기지는 최소한의 피해만 입었다”면서 “우리의 위대한 미군은 어떤 사태에도 준비가 돼 있다. 이란이 물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게 좋은 것이며 세계에 매우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군이 지난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솔레이마니가 헤즈볼라를 포함한 테러리스트 군대를 훈련시켜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시작하고 중동 전역에 피의 내전을 일으켰다”며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으로써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군사행동 대신 제재를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트럼프는 “미국은 이란 정권에 대해 추가로 경제 제재를 즉시 부과할 것”이라며 “이 강력한 제재는 이란의 행동이 바뀔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언급하면서 미군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강조했지만 “우리가 위대한 군대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군사적이든 경제적이든 미국의 힘 자체가 최고의 억지력”이라며 중동 정세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보복 공격에 신중한 자세를 내비쳤다.

이란이 예멘과 시리아, 레바논, 아프가니스판, 이라크 등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비판했지만 대화 신호도 보냈다. 그는 “이란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고한다”며 “우리는 이란이 위대한 미래를 가질 수 있기를 원한다. 미국은 평화를 찾는 모든 사람과 함께 평화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란 핵합의 당사국이었던 영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을 향해서 “결함이 있는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은 곧 만료될 것”이라며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세계를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 이란과의 새로운 거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핵합의를 원하고 있다. 다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또 트럼프는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달성했다. 우리는 세계 1위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며 중동 석유를 더는 필요로 하지 않다”며 “이런 역사적 성취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바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중동에 더 많이 개입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동에의 개입을 줄이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전부터 지리적으로 중동과 가까운 유럽 국가들이 중동 안전을 위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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