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달 92.3에서 이달 77.2로 하락… 전국 전망치도 70선
서울 주택사업 경기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달 90선을 넘어서며 다소 커졌던 기대감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며 전망치가 70선까지 추락했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1월 서울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전월(92.3) 대비 무려 15.1포인트 하락한 77.2로 1개월 만에 다시 90선이 붕괴됐다. 10개월만에 최저치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산연 측은 서울에서 정비사업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와 계절적 비수기가 더해지면서 부정적 전망이 많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담았던 12·16 대책에 앞으로 서울ㆍ경기 일부 지역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사업경기는 계속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주택사업 전망치도 75.7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7.8포인트 뒷걸음질쳤다. 광주(80.6)ㆍ대전(87.0)이 80선에 그쳤고, 인천(72.9)ㆍ경기(74.1)ㆍ세종(78.2)ㆍ충북(73.6)ㆍ전남(75.0)ㆍ제주(65.2) 등 대부분의 지역이 60~70선을 기록하며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 특히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로 주택사업 기대감이 높아졌던 울산(78.2)이 20포인트 이상 추락해 불안정한 사업환경을 보였다.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주산연의 지적이다.
반면 부산(115.7)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며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했다. 전월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망치다. 최근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사회간접자본(SOC)⋅토목 관련 건설경기의 호조와는 달리 주택은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사업 여건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들은 규제기조 지속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면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