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찰, 카를로스 곤 가택수색...레바논 정부 도피 관여 의혹

입력 2020-01-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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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레바논 정부, 탈출 전 송환 요구도”

▲카를로스 곤(오른쪽)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작년 4월 25일(현지시간) 보석 석방 결정을 받고 일본 도쿄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카를로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희대의 해외 탈주극’과 관련해 일본 검찰이 가택수색 등 행동에 나섰다. 한편 레바논 정부가 곤이 자국으로 도피하기 전 일본 측에 송환을 요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레바논 정부가 곤의 도피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도쿄 지방검찰은 이날 곤 전 회장이 보석 조건을 위반하고 해외 도피한 문제와 관련해 보석 석방 당시 거주지로 지정돼 있던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곤의 가택을 압수 수색했다. ‘출입국관리법 위반(불법 출국)’ 혐의가 적용됐다.

도쿄 지검은 집에 설치돼 있던 감시카메라와 개인 물품 등을 압수하는 등 곤이 도망한 자세한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경시청에도 협력을 요청, 경시청도 곤 전 회장이 거주했던 집 인근 방범 카메라 영상을 수집하는 등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입국 체류 관리청 관계자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에는 곤 전 회장의 이름으로 된 출국 기록이 없어 일반적인 출국 수속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출입국관리법은 출국할 때 공항에서 심사관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 등의 벌을 받게 된다.

레바논 현지 언론들은 곤 전 회장이 거주했던 도쿄 주택에 악단을 가장한 그룹이 방문하고 나서 곤이 악기 운반 상자에 숨어서 출국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스즈키 게이스케 일본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20일 베이루트에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레바논 측이 곤의 송환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곤의 일본 탈출 1주일 전에 해당 요청이 행해진 것이 우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곤 전 회장이 2018년 11월 체포된 직후에도 송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곤의 일본 탈출에 여러 협력자가 등장한 것은 물론 곤이 입국하고 나서 아운 대통령과 면담했다는 소식도 나와 레바논 정부 관여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FT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0월부터 곤 전 회장의 해외 도피 준비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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