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냉동밥 시장에서 가정간편식(HMR) 강자들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뚜기 등 기존 강자에 아워홈, 롯데푸드까지 가세하며 이 시장에서 양보 없는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이 냉동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의 라인업에 덮밥 메뉴를 추가하며 냉동밥 라인업을 강화한 데 이어 롯데푸드도 온라인 전용 ‘쉐푸드 냉동 볶음밥’ 5종을 추가 출시했다. 아직은 시장 규모가 미미하지만 HMR 가운데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냉동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HMR 대표 기업들이 앞다퉈 냉동밥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은 빠른 성장률이 한몫했다. 냉동밥 시장은 2012년 88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15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무난히 1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햇반’으로 즉석밥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이 냉동밥 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가 3개에 불과해 아직은 절대강자가 없는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의 냉동밥 시장 점유율은 30% 초반으로 추산되며 유통업계의 자체상표(PB) 브랜드가 20%대, 풀무원이 15%대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브랜드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1000억 원 시장 중 1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가 2개에 불과한 셈이다. PB 브랜드의 경우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PB 브랜드를 더한 것으로, 개별 브랜드 점유율로 보자면 실제로는 한 자릿수 점유율을 합산한 수치다.
실제로 누적 점유율이 아닌 월간 점유율만 놓고 보면 1위가 바뀐 사례도 있을 정도로 아직 시장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
풀무원식품은 지난달 냉동밥 ‘황금밥알 200℃ 볶음밥’이 10월 월간 기준으로 국내 냉동밥 시장점유율 1위(닐슨)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닐슨데이터를 인용해 풀무원은 ‘황금밥알 200℃ 볶음밥’ 중 ‘갈릭&새우’가 점유율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황금밥알 200℃ 볶음밥’은 끈질기게 1위인 CJ제일제당을 위협하고 있다. 8월 말 출시 후 석 달 만에 130만 봉지가 팔려나갔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인업 면에서는 CJ제일제당이 가장 많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2015년 일찌감치 냉동밥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냉동밥 중 가장 보편화된 볶음밥 외에도 ‘불고기비빔밥’, ‘차돌깍두기볶음밥’ 등 식당에서나 맛볼 만한 메뉴까지 갖췄다.
대상 청정원은 ‘나물밥’ 2종과 ‘안주야(夜)’의 소스와 원료를 담은 ‘매운곱창 볶음밥’으로 입맛 잡기에 나섰으며 아워홈의 온더고는 ‘우삼겹불고기덮밥’, ‘제육김치덮밥’ 등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냉동밥 라인업을 강화한 롯데푸드는 ‘햄야채볶음밥’, ‘김치볶음밥’, ‘버터간장볶음밥’, ‘소불고기 볶음밥’, ‘매콤낙지볶음밥’ 등을 온라인 전용으로 추가로 내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는 차별화만 성공한다면 누구든 강자로 올라설 수 있는 시장”이라며 “풀무원의 얇피만두가 만두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것처럼 냉동밥 시장도 히트상품만 등장한다면 언제라도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