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다임러, ‘적과의 동침’ 결별 수준...차량공유 합작사, 북미서 철수

입력 2019-12-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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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투자비용에 부담…전통적 자동차 업체들, 차량공유시장서 고전

▲하랄트 크뤼거(왼쪽) 독일 BMW 전 최고경영자(CEO)와 디터 체체 다임러 당시 회장이 2월 2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한 다임러가 손을 잡은 지 불과 10개월 만에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적과의 동침’을 모색했으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MW와 다임러는 차량공유 합작사인 ‘셰어나우’를 북미 시장과 영국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셰어나우는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성) 환경의 불안정성, 북미 지역의 복잡한 교통 인프라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철수한다”면서 “이용률이 낮은 브뤼셀, 런던, 플로랑스에서도 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독일의 7개 지역을 포함한 18개 유럽 지역에서는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동성 혁신과 수익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라이벌인 두 회사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포함한 5개 분야에 10억 유로(약 1조2000억 원) 이상을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자동차 시장 포화와 도시들의 급성장에 대비해 차량 공유 서비스 투자에 나서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했다. 차량공유와 앱 결제 등 이동성 서비스 이용자가 9000만 명에 달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양사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출시해 운전자들이 지정 구역 어디에서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포부를 밝혔다.

올해 초만해도, 전망은 밝았다. 올리버 칩스 BMW 최고경영자(CEO)와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CEO는 “올해 9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에는 지역을 10배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의 벽은 높았다. 무엇보다 막대한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꼈다는 평가다. 또 전통 자동차업체들이 차량공유 등 새롭게 떠오르는 이동성 서비스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FT는 분석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에서 다른 전통 강자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지 3년여 만인 올해 5월,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메이븐(Maven)’의 사업 지역을 절반으로 줄였다. 포드도 클라우드 기반 대중교통 공유 서비스인 ‘채리어트 (Chariot)’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맥스 워버튼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차량공유와 이동성 서비스 전망이 너무 부풀려졌다”면서 “앞으로 20~30년 동안 이 산업에서 돈을 벌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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