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린스펀, ‘금리 인하’ 공방…“금리 낮출 때” vs “연준이 더 많이 안다”

입력 2019-12-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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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가장 좋은 것은 그냥 무시하는 것” 조언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할리우드에서 개최된 이스라엘계 미국인 협의회(IAC) 전국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할리우드/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금리 인하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또다시 연준에 기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연준이 훨씬 더 많이 안다”고 되받아친 것이다.

그동안 지속해서 연준의 기준금리를 압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낮추고, 양적 완화를 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달러화는 다른 화폐에 비해 너무 강하고, 거의 인플레이션이 없는 상태”라며 “지금이 그것을 할(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때.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미국의 달러 가치가 내려가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미국 CNBC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 이슈를 논의하는 데서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매우 전문적인 기관”이라며 “그들(연준)은 경제의 작동, 그리고 그것이 금융시장과 기준금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그(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더 많이 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것은 그냥 무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 금리 압박을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연준의 전문성에 기반을 둬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증가하고, 이것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장은 인플레이션이 없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계속 간다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올해 연준은 지난 7월·9월·10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0.75%포인트 낮춘 바 있으나,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행 1.50~1.75%에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내년 말 금리 전망치가 1.6%로 제시된 만큼 내년에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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