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일본'…수출규제 후 실적 손실 한국의 두 배

입력 2019-12-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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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일 수출 7% 감소했지만 일본은 14% 마이너스…한국기업 생산차질 사실상 없어

▲세계무역기구(WTO)에 내걸린 태극기와 일장기.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수출규제가 오히려 일본의 발등을 찍은 악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10월까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은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보다 두 배 더 컸다.

15일 한일 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7∼10월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1조6433억 엔(약 150억1000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일본 수출은 101억9000만 달러에서 94억8000만 달러로, 7.0% 줄었다.

일본이 7월 4일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제한한 이후 오히려 한국의 2배에 달하는 수출 감소율을 기록한 셈이다. 한국은 일본의 3위 수출국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은 드문드문 이뤄지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규제 한 달 만인 8월 7일, 고순도 불화수소 중 기체인 에칭가스는 같은 달 말에 첫 수출허가가 났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수출제한 조치 시행 거의 석 달이 지난 9월 말 수출허가 승인이 났고, 액체 불화수소인 불산액은 계속 끌다가 세계무역기구(WTO) 2차 양자 협의를 앞두고 지난달 중순 허가를 내줬다.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발 빠르게 대체 수입처를 찾거나 국산화에 착수, 일본의 수출허가 지연으로 국내 기업의 직접적인 생산 차질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10월께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불화수소를 100% 국산화한 것으로 확인됐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재고가 소진되는 동시에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로 인해 국내 관련 산업에서 실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 숨겨졌던 높은 해외 의존도, 특히 일본 의존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예산, 세제, 금융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단기적으로는 수급의 어려움을 풀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산업부의 지원 예산은 올해 6699억 원에서 내년 1조278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예산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전략소재자립화기술개발 사업 등 신규 사업 예산도 확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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