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국내 첫 '정신응급의료센터' 오픈 2개월…"시스템 안착" 평가

입력 2019-12-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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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ㆍ간호사 5명 상주…"응급실 체류시간 감소ㆍ내원 환자수 증가" 성과

▲정수봉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정신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시보라매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오픈한 '정신응급의료센터'가 초기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안착시킨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오픈한 센터는 약물 과다 복약 ·자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해 내외과적인 문제를 동반한 정신응급환자에 대한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서울시·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16일 병원에 따르면 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평일 9시~17시, 수요일·토요일 24시간)과 간호사 5명이 상주하며 응급의학과와 긴밀한 협진으로 내외상 문제와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 중이다.

그간 내외과적인 문제를 동반한 정신응급환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병원의 입원을 제한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환자의 보호 입원을 위해서도 직계 보호자 2인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응급환자들의 경우 관련 서류 준비 미비로 즉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문제도 존재했다.

이처럼 정신응급 환자들을 위한 시스템 미비로 이들 대부분은 응급실로 이송되지만 첫 대면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가장 바쁜 저연차(1~2년차) 전공의들이다 보니 오랜 대기시간과 함께 제대로 된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을 연 정신응급의료센터는 단 기간내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며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센터 오픈 전(6~8월) ·후(9~11월) 평균 정신응급 환자의 응급실 체류 시간을 비교한 결과 10시간 10분에서 5시간 35분으로 약 5시간 가까이 줄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환자 내원 수도 오픈 전·후(두 달 기준) 90명에서 138명까지 늘어났다.

정수봉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단 기간 내 응급실 체류시간 감소와 내원 환자 수 증가의 결과는 정신응급의료센터에 대한 필요성과 전문의 치료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수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자살 시도자의 경우 재발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00배 이상 증가하는 고위험군인데 그 동안 이들에 대한 시스템의 미비로 지속적인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었다”며 “전국 최초로 시작된 만큼 정신응급환자 대응 시스템의 기본 모델 구축을 목표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성인 중 연간 470만 명 정도가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중증정신질환자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20여만명 수준에 불과한 상황으로 국내 자살률은 2005년 이후 13년간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라매병원 정신응급의료센터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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