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 총선 승리 선언...“내년 1월말 반드시 EU 탈퇴”

입력 2019-12-13 17:14수정 2019-12-1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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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새벽 총선 승리를 선언하며 지지자들과 자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집권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하원 총선(정수 650)에서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다. 보수당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총리는 승리를 선언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이날 출구조사 등에 근거해 “보수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획득할 전망”이라고 보도하자, 13일 새벽 자신의 선거구인 런던 서부 지역 투표소에서 “보수당 정부는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신뢰를 얻었다”며 “탈퇴를 완수하는 것은 물론 국민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 임해 나갈 것”이라고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새로운 새벽, 새로운 정부다. 1980년대 이후 보수당의 최대 승리”라며 “내년 1월 31일까지 EU로부터 반드시 탈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영국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노동당이 의석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되자 “매우 실망스러운 밤”이라며 패배를 인정,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다음에 있을 총선에서 당을 이끌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하원 총선에서 패한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씁쓸한 표정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영국 방송 3사가 실시한 총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은 하원 650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36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노동당은 191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대로라면 노동당은 1935년 이후 최악의 패배를 당하게 되는 셈이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BBC의 선거 속보 방송에 출연해 “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EU 탈퇴를 실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신속하게 관련 법안의 하원 심의에 들어갈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EU 탈퇴를 완수하면 국가의 우선 사항인 교육과 국민의료제도(NHS)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은 EU 탈퇴가 최대 쟁점으로, 지난 10월 EU와의 새로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안을 내놓은 존슨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이나 다름없었다. 보수당은 ‘브렉시트 완수’를 공약으로 내걸고, 조기 탈퇴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당은 EU와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목표로 브렉시트안을 재협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탈퇴와 잔류 여부를 다시 묻는 두 번째 국민투표를 공약했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EU 탈퇴안과 관련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돼 예정대로 2020년 1월 말 EU 탈퇴가 가능해지게 됐다. 존슨 정부는 17일 새로운 의회를 열고 크리스마스 연휴 전까지 브렉시트안의 심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1월 중 새로운 브렉시트안이 통과되면 내년 말까지 브렉시트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EU와의 경제 관계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이행기간’을 전제로 한 탈퇴가 결정된다.

브렉시트는 애초 3월 말로 예정돼 있었지만,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보수당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10월 말까지로 연기됐다. 메이로부터 총리 자리를 물려받은 존슨은 ‘무조건 10월 말 탈퇴’를 목표로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해결책을 담은 새로운 브렉시트 방안으로 EU와 합의했지만, 영국 하원에서 통과되지 못해 2020년 1월 말로 다시 연기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때 탄광도시로 번성했던 영국 중부 블라이스밸리 선거구에서는 1950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이 노동당에서 의석을 탈환했다.

또 북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목표로 하는 지역 정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의석을 크게 늘렸다. SNP는 출구조사 결과, 영국 하원 전체 650석 중 5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제3당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2017년 총선 때보다 20석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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