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로 점철된 대우, 재계에 남은 김우중의 자취

건설, 중공업 등에 대우 이름 남아…재계 곳곳에서 뛰고 있는 '김우중 사단'

대우그룹 해체 20년이 지났으나 재계에는 대우와 김우중 회장의 자취가 여전히 남아 있다.

대우맨으로 점철되는 옛 ‘김우중 사단’ 역시 여전히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을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

대우그룹은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달렸다. 김 전 회장은 하나의 회사를 세워 규모를 확대하기보다 작은 회사를 사들여 큰 회사로 키웠다.

1981년 대우개발과 대우실업을 합병한 ㈜대우가 출범했고, 1983년 대한전선 가전사업부를 인수해 대우전자를 만들었다. 대우자동차 역시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육성한 회사다.

▲김 전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재계 재입성 대신 옛 대우그룹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운신의 폭을 제한했다. 김 전 회장이 2009년 그룹 창립 4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본격적인 성장은 김 전 회장이 ‘세계경영’을 선언한 1993년부터다. 이때부터 명실상부한 그룹사 면모를 갖췄다. 개발도상국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 등 해외시장 개척도 이때 시작했다. 정부 지원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1998년 해체 직전,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와 396개 외국 법인을 거느린 종합 그룹사로 성장했다. 외환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대우그룹은 이후 공중분해됐다. ‘대우’라는 이름을 쓴 회사들도 점차 쓰는 곳들이 사라져갔다.

현재 사명에 ‘대우’가 들어간 회사는 △대우건설 △위니아대우(옛 대우전자) △대우조선해양(옛 대우조선)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등이다. 그나마 몇몇은 조만간 사명에서 ‘대우’가 빠질 공산이 커졌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고, 대우건설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앞서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포스코인터가 됐고, 미국 GM이 손에 넣은 대우자동차는 GM대우를 거쳐 이제 한국지엠(GM)으로 불린다.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2017년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산업계 곳곳에는 여전히 대우맨들이 옛 대우그룹의 영광을 추억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대우맨’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슴속에 지닌 채 사모임을 만들어 김 전 회장과 대우 시절을 되뇌기도 한다.

대표적인 모임이 수입차 업계의 ‘대우 인 카이다(Daewoo in KIDA)’다. 수입차협회(KAIDA) 회원사에 근무 중인 대우차 출신들의 모임이다.

이동호 전 대우차판매 대표는 2011년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자신의 집무실에 김우중 회장의 사진을 걸어놓으며 “우리 보스(Boss)”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에도 대우그룹 공채였던 ‘대우맨’들은 해마다 창립기념일인 3월 22일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김 전 회장 역시 2017년 50주년, 지난해 51주년 행사에 참석했었다. 지난해 3월 51주년 기념식이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공식 석상이었다.

김 전 회장의 장례 역시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비롯한 이른바 ‘김우중 사단’이 도맡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의 마지막과 평소 유지를 밝히고 있는 세계경영연구회 장병주 회장의 모습. 장 회장은 김 전 회장 아래에서 (주)대우를 경영했던 최측근 가운데 하나다. 고인의 장례 역시 이른바 '김우중 사단'이 도맡고 있다. (김준형 기자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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