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한국 농업 심는다⑤] 기회의 땅 아세안, 우수 상품으로 수출 경쟁력 높여야

입력 2019-12-09 18:49수정 2019-12-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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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덤핑 판매 시장 질서 교란…소비자 신뢰 상실로 이어져

▲고산영농조합법인이 작년 11월 7일 샤인머스켓 포도 베트남 수출 선적식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고산영농조합법인)
중국 다음으로 우리의 두 번째 교역 상대이자 매년 5%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아세안 시장은 좁은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우리 농산물에 새로운 기회의 무대다. 그러나 품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무분별한 수출은 우리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고산영농조합법인이 수출하는 샤인머스켓이 대표적인 예다.

샤인머스켓은 일본에서 1990년대 개발해 수차례 품종 개량을 거쳐 당도 높은 포도가 됐다. 일본이 동남아 시장에서 고가의 샤인머스켓을 팔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만큼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출 농가는 많지 않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 샤인머스켓 열풍이 불어 국내 단가가 2kg 한 상자에 7만 원으로 수출 단가(4만 원)보다 2배 정도 높게 팔리면서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농가도 있었다.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이 늘면서 어차피 수출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단기적인 이익 때문에 이를 포기한 것이다.

또 너도나도 수출에 나서다 보니 수출업체가 난립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산의 인기가 높은 베트남에서는 무려 50개 수입업체가 뛰어들어 품질도 갖추지 못한 제품이 싸게 들어가고 있다. 가격을 할인해 들어가다 보니 시장 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다.

김형수 조합장은 “‘한국 샤인머스켓이 맛있다고 해서 샀다가 맛이 없어 실망했다’는 얘기를 현지에서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당도가 낮은 것을 덤핑해서 팔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생산자단체는 수출 실적을 올리려고 또 물류비 보조를 받기 위해 품질이 안 좋아도 무리하게 수출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고산영농조합에는 “우리는 비싸게 샀는데 어디서 가격을 30% 할인해서 팔고 있더라”라는 바이어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없는 아세안 일부 지역의 한계도 여전하다. 고산영농조합은 캄보디아에 개척 차원에서 kg당 3000원씩 싸게 수출하고 있는데 다음부터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비싼 포도보다는 팩에 든 싼 포도를 선호하는 것도 수출 물량을 다각화해야 하는 이유다. 고품질의 포도는 비싸게 팔고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가격을 낮춰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 조합장은 “2024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의 제재로 수출업체에 대한 물류비 지원이 끊기는 것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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