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위기, '디지털 전환'에서 길 찾는 대기업

입력 2019-12-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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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ㆍ조직개편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에 방점

▲구광모 LG 회장이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구 회장(오른쪽)이 내연기관과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춰 전기차 시대를 본격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개발중인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왼쪽부터 노기수 LG화학 CTO,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제공 LG)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CTO(최고기술경영자)부문 클라우드센터를 ‘DX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테크놀로지)센터’로 재편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가속화를 위한 조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화두로 제시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LG그룹뿐만이 아니다. SK, GS, LS, 포스코, 한진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하나같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 전환 혁신을 이루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공통된 인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도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공통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이다.

지난 2일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가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빠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판단, 과감하게 용퇴를 발표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이 GS가 변화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고 적임자로 GS홈쇼핑 디지털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허태수 회장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후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AI와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중심 가치를 혁신시키기로 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고 연구개발(R&D)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사업 방식도 변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으로 올해 청주사업장 주력 제품의 불량을 70% 줄인 LS산전은 지난달 단행한 2020년도 인사를 통해 ‘전력사업 전문가’인 박용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DT 총괄 자리에 앉혔다. 박 사장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DT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SK그룹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딥 체인지’의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에서 SK텔레콤 내에 또 데이터 통합 관리 기능과 이를 위한 데이터 및 IT 인프라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CIO(Chief Infra Officerㆍ최고인프라경영자) 조직을 신설했다. CIO는 SK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한진그룹은 젊은 인재를 중용한 데 이어 5일 카카오와 손잡고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과 마케팅이 접목된 새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면서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 인재 조기 확보가 필요하다”고 한 만큼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임원인사에서 디지털 전환 관련 인재 등용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 사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화두다.

현재 제조업은 1970년대 농업과 같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게 제조업 경영자들의 판단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부가가치 창출이 불가능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전통적 사업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게 핵심이다.

재계 관계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젊은 인재 등용과 디지털 조직 중용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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