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OPEC 회원국들 약속 안 지키면 증산할 것” 위협
OPEC 회원국들은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며 6일에는 OPEC+가 회의를 개최, 현재 진행 중인 감산을 연장하는 한편 그 규모도 늘릴지 여부를 논의한다.
OPEC+는 현재 내년 3월까지인 감산 기간을 6월로 3개월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감산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글로벌 상품 전략 대표는 “OPEC 핵심 운영그룹과 파트너인 러시아가 감산 확대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각국 산유량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OPEC의 합동기술위원회(JTC) 회의가 3일 열렸을 당시에는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미르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감산 규모는 충분하지 않다”며 “하루 40만 배럴 이상을 추가로 감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프트 대표는 가드반 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가 이미 정보를 내놓아 시장의 기대치를 설정한 셈이 됐다”며 “만일 OPEC+ 회의 결과 감산을 확대하지 않고 그 시기를 연장하는 데 그치거나 그냥 기존 약속대로 내년 3월까지만 감산을 유지하기로 하면 원유시장에 약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의를 앞두고 OPEC+ 회원국 사이에서 감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갈등은 만만치 않다.
가드반 장관이 비록 감산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나이지리아와 더불어 그동안 감산 약속을 잘 지키지 않은 국가였다고 CNBC는 지적했다. 러시아도 그동안 제한을 넘어 원유를 생산했다.
이라크는 또 최근 반정부 시위사태 격화로 총리가 사임하는 등 정국이 불안정해 감산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더욱 불확실해졌다.
레베카 배빈 CIBC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OPEC은 각자가 자신의 의견과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족과 같다”고 꼬집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OPEC 맹주인 사우디는 감산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일부 회원국들이 감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일방적으로 증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가 자국의 산유량을 하루 103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제한하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우디는 지금까지 감산 약속이 제대로 안 지켜져 자국이 원하는 유가의 안정적 상승이 이뤄지지 않자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