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재무분석] 돈 잘 버는 오이솔루션…기습 유증 왜?

입력 2019-11-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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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솔루션이 지난달 8일 302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1차 발행 예정가액에 따른 증자금은 268억6000만 원이며, 자금 사용처는 △광소자 생산설비 확대(180억 원) △광소자ㆍ트랜시버 개발(80억 원) 및 사업 운영비(8억6000만 원) 등이다.

무엇보다 오이솔루션이 올해 국내 5G 인프라 투자 수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기습적인 증자 결정은 주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증권업계가 국내외 5G 인프라 투자로 올해를 기점으로 3년간 오이솔루션의 실적 황금기를 예상하는 만큼 이번 증자 결정은 물음표를 쏟아내고 있다.

◇넉넉한 살림 속 대규모 증자 =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이솔루션의 2019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15억 원, 593억 원이다. 2020년과 2021년 예상치는 각각 2596억 원ㆍ671억 원, 2996억 원ㆍ755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 오이솔루션의 2018년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억 원이었던 반면 2019년 3분기 누적은 295억 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40%대 초반에 불과하다. 외부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현재 현금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49억 원 수준이지만 특정금전신탁(MMT)으로 쌓여있는 돈이 210억 원에 달한다. MMT는 고객이 맡긴 돈을 주식, 채권,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간접투자상품 등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국내외 정부와 고객사의 5G 관련 장비 투자 및 납품이 애초 예상보다 조금씩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 호실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들어 국내 통신사 5G 투자 속도가 슬로하고, 기존 예상 대비 해외(일본, 미국) 투자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며 “다만 속도의 문제일 뿐 글로벌 5G 인프라 투자의 큰 방향성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중국은 5G 상용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자 사이클에 돌입했다”며 “일본, 미국도 차례로 본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이솔루션은 4분기부터 삼성전자를 통해 일본 KDDI 대상 광트랜시버(5G용) 납품을 시작한다. 미국 시장도 내년 중으로 납품할 것으로 보이며, 의미 있는 해외 매출은 내년 1분기부터 발생할 전망이다.

◇‘보수적으로 봐달라?’ = 회사 측의 미래 전망은 보수적이다. 오이솔루션은 2020년 이후 국내 통신 사업자들의 5G 투자 공백기를 예상한다. 내년 이후 매출처는 미국 등 해외시장이다. 대외적으로 밝히는 입장은 해외시장 진입과 같은 신규 매출처 확보에 실패하면 매출 하락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 180억 원에 더해 광소자 생산설비 확대 투자에 추가적인 내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통신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있어 어려운 시기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소재 자체 조달 이슈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주요 사항”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인 만큼 긍정적인 시각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회사 내부 우려는 특정 고객사로의 매출 집중과 해외 매출 부진이다. 오이솔루션은 몇몇 특정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으며 상위 3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2018년 52.0%에서 2019년 3분기 79.4%까지 확대됐다. 특히 2019년 3분기의 경우 1위 매출처인 삼성전자로의 매출 비중은 2018년 26.4% 대비 63.4%로 크게 상승했다. 국내 5G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전략적인 신제품인 10Gㆍ25G 트랜시버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 해외 매출액 감소 주요 원인은 스마트 광트랜시버 매출 부진이며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일본 주력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하락 및 신규 제품에 관한 영업력 부족이다. 내부에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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