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트럭 방탄 자랑하다 유리창이 ‘쩍’...주가 6% 넘게 폭락

입력 2019-11-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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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픽업트럭형 전기차 ‘사이버트럭’의 유리창 강도를 시연하던 중 ‘쩍’ 갈라진 외연에 당황하고 있다. 호손/AP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전기 트럭 앞날에 불길한 전조가 나타났다. 픽업트럭형 전기차 ‘사이버트럭’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유리창 강도를 증명하다가 방탄 사양 유리창이 ‘쩍’하고 갈라진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테슬라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불길한 전조라며 많은 걱정거리를 안겼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호손의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픽업트럭형 전기차 사이버트럭 시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 CEO는 사이버트럭의 유리창 강도를 증명한다며 프란츠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에게 금속 공을 던지게 했다. 그러나 공을 던진 순간 차량의 유리창이 ‘쩍’하고 갈라졌고 머스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달에 깜짝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이후 주가가 약 40% 뛰며 선전하던 테슬라에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이튿날인 22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6% 넘게 폭락했다.

사이버트럭은 그동안 새로운 라인업과 성장 동력이 절실한 테슬라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시도였다. 기존 시판 모델에는 없는 세련된 디자인에 차체 외부는 새롭게 개발된 합금강을 입혔다. 이 합금강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에 사용되는 재료다. 사실상 방탄 사양으로 적어도 9mm 구경 권총을 포함한 소형 총기의 총격도 막을 수 있다고 자랑했었다. 21일 행사에서 망치로 차체를 두드렸어도 전혀 흠집이 나지 않았는데, 유리창에 금속 공을 던졌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당황한 머스크는 “그래도 공이 유리창을 관통하진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이버트럭의 가격은 대당 3만9000달러(약 4600만 원)로 시작하며, 최고 사양인 ‘Tri Motor AWD’ 모델은 6만9900달러다. 구매자가 원할 경우 7000달러를 더 내면 ‘주율주행’ 기능도 탑재된다. 다만, 생산은 2021년 후반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Tri Motor AWD는 그 1년 후인 2022년에 생산된다.

WSJ는 색다른 사이버트럭 디자인은 테슬라의 열광 팬을 사로잡는 데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대중 시장에 파고들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일단, 생산 개시 시기가 불투명하고, 대량 판매 수준에 이를 만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테슬라는 신형 스포츠카 ‘로드스터’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발표했는데, 여전히 대량 판매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충성심 강한 픽업트럭 구매자에게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도록 설득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포드자동차의 픽업트럭 ‘F시리즈’는 수십 년 동안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며 경쟁업체의 끊임없는 공세를 물리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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