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한국 농업 심는다①] “한국 딸기·포도 꿀맛”…신남방 농식품 수출 고속성장

입력 2019-11-21 05:00수정 2019-11-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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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수출 전년대비 4.2% 성장…베트남 딸기 수출 1년새 100% 증가… “日과 경쟁하려면 무조건 품질”

▲한 농식품 기업이 14~16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수출로드개척단 수출상담회’에서 현지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다. (베트남=이해곤 기자 pinvol1973@)
한국 배와 딸기, 포도 등 신선농산물이 아세안(ASEAN, 정식명칭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딸기가 출시되는 11월 말부터 태국, 베트남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한국에서 수출한 딸기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리지만 호주산 딸기와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태국에서 만난 한국 농산물을 수입하는 위파비 와차라콘(Wipawee watcharakorn) 바차몬(VACHAMON) 대표는 ‘나름 딸기를 좋아한다’고 자부했던 한국 기자도 모르는 설향, 죽향 등 한국 딸기 품종을 줄줄이 외웠다. 베트남에서도 딸기 수출이 1년 새 100% 늘었다. 국내에서도 비싸게 판매되는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도 최근 아세안에 수출돼 프리미엄 포도로 인기를 끌 조짐을 보였다.

우리 농업이 아세안을 향해 뛰고 있다. 아세안은 경제협력, 사회문화 기반확립, 평화와 안전을 위해 1967년 ‘방콕선언’으로 창설됐다. 아세안 10국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에는 인도가 포함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 농식품 수출은 올해 10월 기준 전년 대비 1.3% 증가한 약 59억 달러로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품목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미국과 중국, 일본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2018년 기준 46.7%(미국 11.6%, 중국 16%, 일본 19.1%)로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미·중·일과의 통상관계가 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취약점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대와 수출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주력시장 집중 완화, 시장 다변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베트남을 필두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구조, 한류 열풍 등 한국 농식품 수출여건이 좋은 동남아 지역을 농식품 수출 주력 시장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태국의 주요 쇼핑몰인 시암파라곤 고메마켓에서 운영 중인 ‘K-Fresh Zone’에서 현지의 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 태국=곽도흔 기자 soqood)
실제로 올해 10월까지 신남방지역의 농식품 수출은 11억64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증가율도 전체 농식품 수출을 웃돌았다. 수출 비중도 19.7%로 우리 농식품 제2의 주력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선 농산물 수출액도 올해 10월 기준 17.8%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남방지역 가운데 올해 10월 기준 베트남 수출이 4억1150만 달러로 단연 1위다. 이어 태국이 1억6270만 달러, 인도네시아 1억4500만 달러, 말레이시아 8750만 달러, 캄보디아 8500만 달러, 인도 4180만 달러 순이다. 전년 대비로는 캄보디아가 16.6%, 베트남 14.2%, 인도 7.2%, 태국 3.6% 순으로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도 신남방 수출확대를 위해 성장세인 베트남 시장의 딸기·배·포도 등 신선 품목 수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및 유통 지원을 강화하고 태국 단감 등 검역 해소 유망품목에 대한 초기 수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빈마트,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등 현지 유통매장에 중소 식품기업 입점 지원 및 판촉을 추진하고 베트남, 태국 등지 중심으로 신선농산물 전문 유통매장(K-Fresh zone)을 확대하기로 했다. K-Fresh zone은 2017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운영하면서 신선농산물 마켓테스트 및 안정적 판로 확보, 주요 대형유통매장 연계 신선농산물 판촉 행사 등을 적극 열고 있다. 또 태국 등지 온라인 유통채널에 한국 전용 판매관을 확대하고 홈쇼핑 등 신유통채널을 늘릴 계획이며 한국 인기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활용(현재 아스트로)하고 SNS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웹 드라마 등 한국 농식품 콘텐츠 제작·배포를 통해 젊은 층 대상 한국 농식품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태국 수입업체 관계자는 “무조건 품질이 최고”라며 “가격이 싸면 중국의 물량 공세를 이기기 어렵고 고품질 프리미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본부장은 “베트남은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 높은 소득수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와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회는 오고 있지만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 오기 전에 시장에 관한 공부와 접촉, 바이어 미팅 이후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해야 성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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