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펜타곤 사업 따낸 것이 결정적 이유…베이조스, 이혼으로 재산 줄어들어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전 세계 500대 부자 순위를 매기는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서 전날 재산이 1100억 달러(약 128조3700억 원)에 달해 1087억 달러의 베이조스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로 올라섰다.
이번 순위 변동에는 지난달 25일 발표된 펜타곤(미국 국방부)의 ‘깜짝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S가 아마존을 누르고 1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인 ‘합동방어 인프라(JEDI·제다이)’의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두 기업의 주가에 반영, 게이츠와 베이조스의 순위 변동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MS는 지난달 말 펜타곤 발표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4% 올랐다. 반면 아마존 주가는 같은 기간 약 2% 하락했다.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게이츠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던 MS 주가에 제다이 사업 수주가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MS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48% 폭등했다. 게이츠는 MS 지분을 약 1% 보유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자신의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제다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된 정보를 하나의 클라우드에 통합, 육해공군 등 미국의 전군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입찰 공고를 낸 이후 아마존, 오라클, MS, IBM 등 쟁쟁한 기업들이 뛰어들어 경합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해당 분야의 강자이자 2013년 미 중앙정보국(CIA)의 사업권을 따낸 이력이 있는 아마존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후발주자인 MS의 승리였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이조스의 간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지속해온 미국의 유력 언론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자다. 앞서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사업자 선정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이를 두고 ‘아마존을 겨냥한 조치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베이조스가 이혼하지 않았더라면 세계 1위 부자 타이틀을 계속 유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이혼한 베이조스는 지난 7월 그의 아내였던 매켄지에게 아마존 주식의 4분의 1을 넘겨줬다. 매켄지 재산은 전날 기준 350억 달러에 달했다.
게이츠 또한 자선사업에 거액을 기부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세계 최대 부자 타이틀로 그에게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게이츠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아내와 설립한 자선재단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에 총 35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