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정부서 상반된 목소리”…공식 반응 없어 관세 감축 의지에 의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 행정부 내에서 관세 철폐 합의를 두고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아직 백악관이나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공식 입장 발표가 나오고 있지 않은 만큼 미국 행정부가 관세 감축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주간 브리핑에서 “양측이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폐지하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주 동안 양측의 협상 대표들이 서로 각국의 관심사를 적절하게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이고 진지한 토론을 해온 결과, 이러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1단계 합의에 이른다면, 양국은 반드시 합의 내용을 토대로 동시에 같은 비율로 고율의 관세를 취소해야 한다”며 “이것이 합의 달성의 중요한 조건이다”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한 미국 당국자는 양측이 1단계 무역협정의 일환으로 관세를 인하할 계획이라며, 중국 측 발표를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의 생각에 정통한 다른 두 명의 소식통은 관세 인하 합의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1단계 합의에 대한 대가로 관세를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중국 측이 거래를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재교섭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중국 상무부의 발표는 구체적인 합의라기보다는 중국 측의 희망 사항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관세 철폐 방안을 두고 미국 행정부 내에서 엇갈린 의견이 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은 WSJ뿐만이 아니다. 로이터통신 역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기존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이 백악관 내에서 격렬한 반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철폐가 양측의 협상에서 미국의 레버리지(지렛대)를 내주는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상호 단계적 관세 철폐 방안이 백악관 내 중국에 대한 강경파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이나 USTR에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이유도 아직 미국 행정부 내에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 온도 차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